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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정의당이 가야 할 길 / 우공이산
녹색정의당이 가야 할 길 ‘寓公移山'

“내 비록 앞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나 내가 죽으면 아들이 남을 테고, 아들은 손자(孫子)를 낳고…….
이렇게 자자손손 이어가면 언젠가는 반드시 저 산이 평평해질 날이 오겠지.” 하고 태연(泰然)히 말했다.”

우공은 산을 옮기려 한 것이 아니라 산을 평평하게 만들어 ‘길’을 내려고 했다.
사람들은 ‘산’을 옮긴 것에만 눈길을 주지만 정작 우공이 주목한 것은 그 산을 평평하게 만들어서라도 꼭 만들고자 하는 길,
그 길을 통해서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분명했다.
우공의 늙은 아내는 반대하고 두 아들은 늙은 아버지의 뜻에 찬성해서 손자들까지 산을 흙을 삼태기로 퍼 날랐다.

몇 칠 전 나는 페북에 올린 글에서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이 만드는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해서는 안되며
힘들고 외로운 고난의 길일 지라도 진보정당의 독자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바보가 되어 산을 옮기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녹색정의당(정의당의 새이름)이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이다. 이쪽에서 또는 저쪽에서.

(선택 1)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다면?
당이 분당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당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의사결정이 나는 당이 아니다.
몇몇 유력 정치인이 결정한다고 당의 진로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진보정당이다.
당에는 세상 두 쪽 나도 위성정당에 참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
물론 찬성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찬성의 대의명분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분당까지 감행해서 위성정당에 참여한다면, 의석수 보장받고
친민주당 유권자들과 이른바 시민사회, 노동세력 등등에게서 욕도 안 먹을 것이다.
반윤석열 선거연대로 별다른 고민없이 애로없이 총선을 무난하게 치루고 총선이후에도
범야권으로 민주당 그늘에서 반윤연대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해피한 길이다. 욕도 안 먹고. 당 살림도 늘어나고.
한 마디로 미래가 보장된 길이다. 대선까지 쭉쭉 일방통행.


(선택 2) 그럼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위성정당 참여를 고사한다면?
총선 결과가 참혹할 지도 모른다. 총선 이후는 더 어려울 것이다.
당의 의원이 줄어들면 국고보조금이 대폭 삭감되고, 당원도 줄고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데
아마도 당의 상근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충당하기 힘든 궁핍한 상황에 처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원외정당이 되거나 원내 소수 정당이 되어 발언권도 줄어들 것이다.

누가 봐도 바보가 아니라면 선택은 분명하다.
적당한 명분 내 걸고 ‘민주진보개혁 대연합 비례정당’(줄여서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게 수지타산이 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녹색정의당이 우공이산 하는 진보정당 독자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쉽다. 분명하다.
위성정당에 참여하든 독자노선을 선택하든 둘 다 명분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다음이다. 위성정당에 참여하자는 측은 눈에 선명한 청사진을 보여 줄 수가 있다.
그 길이 너무 분명해서 눈이 부실 정도다. 선거 결과(정의당 몫의 의석수)까지 예상할 수 있다.
이후 행보 역시 반윤연대로 고고씽이다. 대선까지.

문제는 독자노선을 주장하는 나 같은 입장을 가진 당내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이 주장을 고수할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
그냥 이 길이 옳으니까 당신들은 기회주의자, 배신자라고 욕하고 비난하는 그런 거 말고
논리적이고 실증적으로 왜? 녹색정의당이 위성정당 참여를 고사하고 독자적으로 이번 총선을 완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완주할 것인지 더 나아가 총선이후 그럼 어떤 미래를 갖고 있는지까지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실력이다.


그 같은 생각에서 먼저 평당원이 내가 이 지난한 독자노선의 길을 왜 가야 하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총선이후는 그럼 어쩌자는 것인지, 설명해 보고자 이 글을 쓴다
.

1. 독자노선을 선택하자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당내 세를 모으는 것, 여론 작업, 단식농성 이런 거? 아니다. 바로 ‘길’을 만드는 것.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길’에 합의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래야 불가능할 것 같은 ‘산’을 옮길 수 있다.
막연히 감정적으로 민주당 아래 들어갈 수 없다, 진보정당 독자노선이 옳은 길이니까 당신들이 잘 못됐다는 우격다짐 말고,
‘길’을 보여주며 당내, 당외에 녹색정의당이 왜 독자노선을 가야하는지 설득하고 또 설득해야 한다. 억울해도 할 수 없다.
아니 바로 그 과정을 통해서 정의당이, 아니 진보정당이 가야할 ‘길’이 만들어 질 수 있다.
궁즉통이다. 극한까지 몰렸을 때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통하고 통해야 오래간다.

독자노선을 주장하는 당원들은 조직적으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도대체 구지 ‘산’을 옮기면서 까지 그 ‘길’을 가고자 하는지.
그 길의 끝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것으로 당원들과 유권자, 동료시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도 친절하게.

내가 생각하는 그 ‘길’은 이런 것이다. 한마디로 ‘녹색 복지국가’
정치,경제,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해서 만들어 가야 할 대한민국은 ‘녹색 복지국가’이다.
녹색정의당은 22대 총선의 시대정신이 반윤이나 반명이 아니라,
불평등과 생태위기, 노동위기로 고통받는 다수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후시민, 노동시민들이 함께 연대하여 만들어 나가는 녹색 복지국가’임을 합의하고 천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할 비례후보 전략명부를 구성해야 한다.

2. 어떻게 이 길을 갈 것인가?
‘녹색 복지국가’ 동맹으로 총선을 돌파해야 한다.
단순히 ‘적대적 공생하는 양당제’에 반대한다는 소극적인 비토로는 총선 독자돌파가 불가하다.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그 정도 명분으로는 진보정당 독자 노선을 관찰할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
기후 녹색 시민과 복지국가를 염원하는 노동시민, 복지시민들을 우리의 동맹 일원으로 과감하게 호출해야 한다.
바로 녹색정의당이 당신들의 바램을 함께 만들어 갈 정치세력임을 호소해야 한다. 진정성있게.


3. 그럼 총선이후에는?
총선 결과는 있는 그대로 녹색정의당의 현재의 모습이다. 가감없이 받아들이자.
그리고 우리가 천명했던, 동료시민들에게 약속한 그 ‘길’을 현재의 조건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산을 옮기면 된다. 우리의 ‘길’을 산을 옮겨 서라도 기필코 도달해야 할 길이므로.


차마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서 잘 못 선택하면 당은 분당까지 갈 수 있다. 비상한 시기라고 본다.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중대한 결정이다. 서로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또 주장하고 설득하고 또 설득하자.
부디 감정을 앞세워 서로를 비난하는 것으로 정신승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이 말 그대로 ‘총력’을 쏟아부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2024년 2월 14일
녹색정의당 대구시당 중남구위원회 최명학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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