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9월 29일(금)
방사청, 인도네시아 “KFX 분담금 납부 어렵다”는 통보 은폐하나?
방사청, 김종대 의원실 보도자료에 허위사실로 반박한 것 드러나
김종대 의원 “사업비 마련 대책 수립 우선, 사실 숨기는 게 급선무 아냐”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보라매 사업(KFX)’에 참여 중인 인도네시아가 올해 분담해야 할 개발비 1,841억 원 중 1,389억 원을 납부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비례대표?국방위원회)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총사업비 8조 8천억원 규모 보라매 사업에서 개발비 20%(1조 7천억 원)를 분담하는 인도네시아가 한국 정부에 올해 납부해야 할 분담금 중 일부인 1,389억 원을 납부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총 1,841억 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지난 4월 납부해야 할 전반기 분담금 920억 원 중 452억 원만 납부했다. 미납금 468억 원은 하반기 분담금 920억 원과 함께 납부해야 하지만 지난 9월 13일 현지에 파견된 한국 측 방산협력관을 통해 8월 말 확정된 수정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시키지 못했다며 남은 돈 1,389억 원을 납부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28일 낸 입장자료를 내고 ▲ 4월 분담금 납부가 계획대로 이행돼 사업이 정상진행 중이고, ▲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분담금 납부가 어렵다는 공식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의원실이 지적한 문제점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그러나 방사청 반박에 대해 김종대 의원실이 또 다른 증거자료를 제시하면서 방사청이 보라매 사업 개발비 부족 사태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입장자료를 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종대 의원이 방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인니 ‘17년 1차 분담금 입금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납부금 500억 원은 정상납부했다.
그러나 김종대 의원의 지적대로 올해 납부액 1,841억 원 중 전반기 분담액 920억 원은 절반수준인 452억 원만 정상납부됐고 나머지는 10월 중 납부할 920억 원과 함께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문건은 보라매 사업 체계개발 업체 한국항공(KAI)이 방위사업청으로 제출한 문서다.
또한 김종대 의원실이 열람한 외교부 문서번호 ‘주인도네시아대사관-S****’ 공문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남은 분담금을 납부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태영 주인도네시아대사가 외교부 동남아과장 및 방위사업청 국제방산협력과장, KFX 국제협력팀장에게 보낸 공문에는 인도네시아의 앤(Anne) 국방연구개발원장과 수트리노(Sutrino)예비전력총국장이 “8월 말 확정된 수정예산(안)에 동 사업 예산을 반영시키지 못했다”고 한국측 방산협력관에게 통보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국방연구개발원은 한국의 국방과학연구소 역할을 하는 기관이고, 예비전력총국은 전력자원관리실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공문의 내용은 인도네시아의 연구개발과 전력획득계획을 총괄하는 인사의 입장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국방부 공식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은 10월 분담금이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조 중에 있어 ‘분담금 미납을 미리 예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의 미납금 납부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1,389억 원은 인도네시아 GDP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1조 2천억 원 수준에 해당한다. 이러한 큰 예산을 대통령 예비비 등으로 편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올해 내에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납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종대 의원은 “8조 8천억 원이 투입되는 거대 연구개발 사업 예산관리가 이렇게 된 것이 방사청 탓은 아니지만 허위사실로 의원실 지적을 반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사업비에 구멍이 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있는 사실을 숨기는 게 급선무가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은 이번 인도네시아 건을 시작으로 국정감사 기간 동안 위기에 처한 KF-X 사업의 주요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정부 당국의 적극적 대응 조치를 강하게 촉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