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년미래부, 이화여대 첫 전(全) 구성원 직선제 총장을 환영하며, 대학생도 대학 운영 주체로 인정하는 시작이길 기원한다.
지난 25일 이화여대 제16대 총장으로 김혜숙 철학과 교수가 당선됐다. 이번 이화여대 총장 선출은 이전 최경희 총장을 시작으로 학교 관계자들이 미래라이프대학 사태와 ‘정유라 특혜’ 파문으로 어수선했던 이화여대의 상황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총장을 전(全) 구성원의 직선제로 선출한 것은 이화여대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학 교육 시스템에도 큰 의미를 남기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
이번에 당선된 김혜숙 철학과 교수는 학내 '야당'으로 통하는 교수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이끌어 왔다. 이대 내홍 과정에서 줄곧 학생들 편에 섰던 인물이다. 이대에서 대표적인 '반(反) 재단파' 교수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12월15일 정유라 특혜 사건 관련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에 경찰이 투입된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면서 대중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신임 총장이 전임 총장의 반대편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총장 직선제가 이화여대를 포함한 각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하고 비민주적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기에 환영하는 것이다. 이화여대 제16대 총장 선거 방식은 올해 2월부터 시작해 약 2개월 간 14차례나 이어진 총장 선출 규정 관련 4자(교수·직원·학생·동문)협의체 회의 끝에 단위별 투표반영 비율이 '교수 100(77.5%):직원 15.5(12.2%):학생 11(8.5%):동창 2.6(2.2%)'로 확정했었다. 결과적으로 대학 교육의 세 주체로 볼 수 있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모두 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만들어졌고, 이렇게 선출된 신임 총장은 직선제로 뽑히지 않는 다른 대학의 총장들보다 더 확실한 대표성을 띌 수 있게 되었다. 이 대표성은 향후 대학 교육 시스템 정비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는 대학 선진화라는 명분으로 대학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려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국립대학의 법인화와 함께 대학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려는 흐름은 그동안 대학의 기업화와 비민주화 흐름에 가속을 더했다. 그렇게 민주사회의 시민을 양성해야할 고등교육 기관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대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생활 부담만 가중시키는 상황을 만들었다.
고등 교육의 운영 주체들은 대학 운영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비민주적이고 비합리적인 대학 운영은 결국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대학 등록금 문제부터 입학금, 학교 본부의 비민주성, 통보식 구조조정 등 2000년대의 대학 문제를 포괄하는 핵심은 학생이 실질적인 학내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화여대의 신임 총장 직선제를 계기로 대학 문제 해결을 위한 발걸음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들의 운영 과정에 학생들이 실질적인 학내 구성원이자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의당 청년미래부는 함께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이화여대 제16대 총장으로 선출된 김혜숙 교수를 환영하며, 이화여대가 대학 내 민주적 운영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길 기원한다.
2017년 5월 29일
정의당 청년미래부 (본부장 배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