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생태에너지부,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전기요금 인하 조치로 귀결되는 것을 우려한다”
[보도자료] 생태에너지부,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 “정부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전기요금 인하 조치로 귀결되는 것을 우려한다”
 
-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은 적극적인 수요관리와 에너지 복지 정책 전반의 비전과 목표를 담는 개혁안이 되어야 한다.
- 정의당은 정의로운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위해 전기요금 원가를 공개하고 원가 기준 공정한 요금체계를 제안한다.
- 정의당은 가정용 누진제 개편안을 1단계 기본전력 수요단계, 2단계 평균전력 수요단계, 3단계 적극적인 수요관리 단계의 누진제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3단계안을 제안한다.

 
지난 11월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제출한 정부의 전기요금개편안에 따르면 국제기준과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현행 누진단계와 배율을 대폭 완화하여 불합리한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였다며 주택용 누진제 전력요금을 3단계 3배수 체제로 인하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리고 정부는 누진제 개선의 합리성, 형평성, 안정성, 지속가능성의 4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누진제가 갖는 중요한 의미인 전력소비 효율성 즉 ‘수요관리’를 배제하고 전기요금 인하 혜택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이번 전기요금개편의 본질은 불합리고 불공정한 요금체계를 바로 잡는데 있다. 전기요금인하 혜택을 주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전기요금이 인하되면 당장 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지만 앞으로 전력정책과 연동하여 전기요금 체계를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찾아볼 수 없어 무척 우려스럽다. 전기요금을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그 근거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잣대가 있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전기는 필수 공공재로서 모든 국민이 이용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유한한 전력자원을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와 미래지향적인 전력정책을 실현할 방안으로서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반드시 설계해야 한다.
 
전력의 생산과 공급과정에는 원전의 사고위험과 핵폐기물의 처리문제, 국민의 건강과 기후위기를 위협하는 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발생,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주민갈등과 피해 등으로 엄청난 피해와 사회비용을 초래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력사용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한편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 시대에 맞게 형평하고 가치 있게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가격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올 여름 세계적인 기후재난이라 할 수 있는 폭염으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겪었고, 냉방기 사용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가중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현행 가정용 누진제가 산업용 및 일반용에 비해 원칙이나 기준 없이 과다하게 부담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그 국민의 목소리는 국민의 고통과 불편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합리한 전기요금체계를 아래와 같이 정의롭고 투명하게 바로 잡으라는 요구였다.
 
첫째, 기후재난에 대비하여 냉난방에 대한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고 공정한 요금체계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둘째, 산업용이나 일반용에 적용하지 않는 누진제를 주택용에만 적용하는 불공정한 요금체계를 바로 잡으라는 것이다.
셋째, 에너지빈곤층 그리고 학교 및 복지 등 공공시설에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복지 지원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넷째, 한전의 부당한 이득구조를 바로잡아 에너지공공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공기업답게 한전의 운영구조를 투명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전기요금개편안은 오랜 논란과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하기에는 근본적인 처방전이 빠진 포퓰리즘적 대응책이다. 정부의 전기요금 개편안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정의로운 전기요금개편안을 제안한다.
 
첫째, 원가주의 원칙이 빠져있다. 원가주의에 기반해서 누진제 단계와 배수의 형평성을 실현해야 한다.
 
정부가 전기요금 개편의 원칙으로 밝힌 합리성, 형평성, 안정성,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첫단추로 꿰어야 하는 것이 원가주의 원칙이다. 전기요금체계에서 요금을 산출하고 부과하는 근거가 되는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용하는 것은 기본상식이다. 가정용 누진제의 단계, 배수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정직하고 투명한 기준도 원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한전의 부당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사회환원하는 것도 원가공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전기수용가가 전기요금의 인하 또는 인상의 원인을 정직하게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원가의 투명한 공개이기도 하다. 또한 전력의 생산과 공급에서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비용을 추산하여 포함하고 수용가로 하여금 지불의사를 갖도록 하는 근거도 원가에서 시작한다. 전력구매단가, 전력판매단가 내역을 공개하고 원가를 연동하여 요금을 부과하는 전기요금개편안이 되어야 한다.
 
둘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해 달성해야 할 수요관리 원칙이 배제되어 있다. 수요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누진제의 순기능을 가정용, 산업용, 일반용에까지 확대하여 살려야 한다. 그러나 정부안은 누진제의 순기능인 ‘수요관리’ 원칙과 내용을 살려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력소비 증가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누진제의 가장 큰 의미는 한정된 전력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가격정책 수단이다. 정부는 누진제 개편안중 3안을 적용하면 피크시 전력사용량이 68만kw 늘어나는 수준이라고 할뿐 늘어난 전력량에 대응하는 수요관리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68만kw는 월성원전 1호기 발전량에 해당할 만큼 많은 양이다. 신규 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것인가? 신규 원전 및 화력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전력수요 증가는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 증설로 이어지고, 낡은 공급위주의 전력정책을 온존시켜 재생에너지와 수요관리 위주의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 전력다소비 수용가에 대한 누진요율의 강화와 산업용 및 일반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확대하여 수요관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안을 배제했다.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
누진제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것은 전력소비의 급증 원인인 전력소비량의 80%가 넘는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없다는 것이다. 비뚤어지고 기울어진 전력요금체계를 바로잡는 첫 출발이 산업용 전력요금의 정상화이다. 한국의 전력소비 증가율은 OECD 국가 중에 최고 수준이다. 전력요금은 OECD 국가 평균의 60~70% 수준으로 값이 싸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급속히 하락하는 반면에 전력소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바로 전력소비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전력소비량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값싼 산업용 전력요금에 있다. 특히 산업용 전력수요의 50%이상 몰려 있는 경부하요금은 산업용 전력 원가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최대부하 요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낮은 경부하요금이 산업용 전력급증을 부추겼다.
 
헐값 전기를 펑펑 쓰도록 변질된 터무니없이 낮은 경부하요금제는 폐지해야 한다. 헐값의 경부하요금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이용하고 있다. 실제 경부하 요금 이용 상위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엘지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은 연간 수천억원대의 전기요금을 절감했다. 경부하 요금제는 폐지하고, 동,하계 피크시간대에 최대피크요금제를 적용하여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전력다소비업체로부터 절전과 수요관리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정부의 가정용 누진제의 3단계, 3배수로 완화하는 3가지 시나리오는 원칙과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정부가 제시한 누진제 개선안 중 누진제 효과를 살리고 기준을 제시한 안은 그나마 1안이 유일하다.
 
정부의 2안은 제안했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 2안은 현 체계를 유지하는 안이 아니라 누진제를 폐지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정부의 3안은 배수를 정하는 기준을 한단계식 내려서 현행 요율로 삼고 있는데 왜 어떤 근거로 현행 요율을 적용했는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땜질식 처방이다.
 
정의당은 정부의 누진제 개편 1안을 검토하여 다음과 같이 누진제 3단계, 3배수 개편안을 제안한다.
 
1단계 기본전력 사용구간, 2단계 평균전력 사용구간. 3단계 적극 수요관리 사용구간의 3단계로 누진제의 순기능을 살려 적극적인 수요관리와 형평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각 단계별 요금 및 요율의 기준은 전력요금의 투명한 원가공개 원칙에 따라 마련하여 원가주의 원칙과 투명성을 실현하도록 하였다. 분기별로 원가에 연동하여 전기요금을 공시해야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예측가능한 전력소비를 보장할 수 있다.
 
(1단계) 기본전력 수요단계(~200kw): 소득수준 향상으로 필수사용량이 200kw로 늘었다는 정부 통계에 근거하여 200kw를 전력사용에 대한 기본권보장 단계로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기본전력 수요단계의 kw당 전기요금은 한전의 전력구매단가, 즉 도매시장 가격을 적용하여 모든 국민이 필수 공공재로서 에너지 사용의 기본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안한다. 한전이 도매시장에서 각 발전사로부터 구매한 전력구매단가는 2015년 평균 85.92원이었다.
 
(2단계) 평균전력 수요단계(201~350kw) : 우리나라 도시 평균 4인가구의 월평균 전력사용량 350kw, 가구당 월평균 전력사용량 223kw(2015년 기준)라는 정부 통계에 근거하여 평균전력 수요단계를 전력사용량 201~350kw로 설정했다. 평균전력 수요단계의 kw당 전기요금은 한전의 평균 판매단가를 적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 단계는 평균적인 전력사용에 부과하는 요금단계이기 때문에 누진요율 부과 없이 평균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2015년 한전의 주택용 평균 전력판매단가는 123.69원이고, 동.하계 주택용 판매단가는 135~139원이었다.
 
(3단계) 적극적인 수요관리 단계(351kw~) : 우리나라 평균 4인가구보다 많은 월 평균 전력사용량 350kw 이상은 과소비단계로 들어가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위해 누진요율을 적용하는 단계이다.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위해 1단계의 3배수 누진율을 적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다섯째, 과다전력소비층에 대한 최고요율제를 600kw 이상으로 확대 적용을 요구한다.
사회적 통념상 지나치다고 평가되는 과다전력소비층(super user)에게 물리는 최고요율제에 대한 정부의 안은 지나치게 안일하다. 1,000kw 전력과소비층에 동·하절기에 현행 최고요율을 적용한다고 하는데 그 규모가 5만 가구 정도라고 한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전력 생산과 공급과정에는 원전의 사고와 핵폐기물의 위험, 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발생,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주민피해 등 위험과 갈등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와 사회비용을 초래하는 불편한 진실을 갖고 있다. 전력구매 비용의 지불 문제 이전에 우리가 사는 공동의 집인 지구와 사회공동체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공공성과 공공선이 있다. 우리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나친 전력소비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살 수 없는 총량을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안은 현행 누진단계 5~6단계에 있는 전력과소비층에 대해 전력소비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600kw이상의 과다전력소비층으로 대상을 확대하여 누진제 효과를 발휘하도록 적극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여섯째, 사회적 배려계층 지원을 확대한 것은 다행스러우나 여전히 한전의 요금할인 특혜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독립적인 법과 예산을 토대로 에너지복지망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 이번에 한전이 취약계층에게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2배로 확대하고 다자녀가구, 대가족, 출산가구 그리고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에너지복지의 실현에 일정하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너지복지는 헌법이 보장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등을 보편적으로 실현하는 정부정책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한전의 전기요금 할인혜택은 사회적 배분효과라는 누진제의 순기능과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그럼으로 전기요금 할인혜택에 머무는 것이 아닌 국가 차원의 에너지복지정책은 독립적인 제도와 예산으로 새롭게 수립되어야 한다. 현행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운영되는 에너지바우처제도를 확대 개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시민이 내는 전기요금에 부과하여 내는 준조세이니만큼 시민의 에너지 공공서비스와 에너지복지를 위해 쓰여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전력기반 구축을 위해 수요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써야 한다.
 
동·하절기 피크전력을 위해 핵발전소, 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는 대신 주택용 태양광발전을 전 국민에게 보급하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재생가능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고, 핵사고와 핵폐기물 위험으로부터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발전차액지원을 부활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학교의 절전 및 건물에너지효율화, 태양광 전력설비를 권장하고 이를 위해 전력기반기금을 써야 한다. 시민에게 준조세로 걷어서 원자력홍보에 쓰고, 민간금융기관에 특혜 주고, 여유자금이 남아도는 기금을 개혁해서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전력산업기반기금 개혁안을 촉구한다.
 
2016년 11월 28일
정의당 생태에너지부(본부장 김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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