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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故백남기 농민 영결식 추도사 전문 '백남기 어르신!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불러봅니다'

일시: 11월 5일(토) 14:00
장소: 광화문 광장

백남기 어르신!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불러봅니다.

편히 누우셨는지 여쭙기도 염치없습니다. 
어르신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면목 없습니다. 
어르신의 목숨을 앗은 것도 모자라 두 번 세 번 난도질한 그 무도한 정권을 단죄하지 못했습니다. 
어르신 마지막 가시는 영전에 참회의 눈물, 아니 사과 한마디 올려드리지 못했습니다. 
뼈에 사무치도록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살인적 물대포를 맞고도 버티셨습니다. 
부당한 공권력에 끝내 굴복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쓰러지시고 병원에서 이승과 저승 사이에 사투를 벌인 시간이 무려 317일입니다. 
무엇이 그토록 간절했습니까. 
무엇을 지키려고 으스러진 몸조차 편히 뉘이지 못하셨습니까. 
국가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가 피로써 일군 민주주의와 인권의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목 놓아 외치신 것 아닙니까.
어르신은 밭은 숨결을 이어가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시민의 권리를 웅변하셨습니다. 
이제 백남기라는 이름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박근혜정부는 참담한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필귀정입니다.
온전한 생명 하나 죽음으로 내몰고도 죄의식 하나 느끼지 못하는 정권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사과는커녕 유족과 시위대에 책임을 전가하던 정권이었습니다. 
그 파렴치한 정권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어르신께서 우리들 가슴마다 꾹꾹 눌러 심은 민주주의 씨앗이 거대한 민심의 물결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고 우리는 남았지만, 어르신께서 파종한 그 소중한 씨앗을 무럭무럭 키워내어 반드시 결실을 맺게 하겠습니다. 

백남기 어르신, 이제 편히 쉬십시오.
앞으로 살아남은 저희들이 온전히 책임지겠습니다.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생명을 무참히 빼앗은 정권을 단호히 끌어내리겠습니다.
민주공화국의 이름으로 철저히 심판할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입니다.
그래서 흙처럼 소박하고 물처럼 평화로운 어르신처럼 이 땅에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 노동자들, 중소상공인들, 수많은 서민들의 삶의 희망을 열어갈 것입니다. 
백도라지, 백민주화, 백두산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행복한 시민공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백남기가 되어 인권과 평화가 넘실대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세워가겠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봐주십시오.
부디 영면하십시오.

2016년 11월 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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