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님, 당신은 그렇게 떳떳하게
전역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7월 28일. 한 군인이 36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 전역식에는 주한미군 사령관과 미 8군 사령관, 2명의 전직 국방장관과 수많은 군인, 일반인들이 참석해 떠나는 그를 배웅했다. 화려한 참석자만큼이나 지난 36년간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들도 화려했다.
다른 이들은 1개도 받기 힘든 훈장을 11개나 받은 ‘전무후무한 참 군인’. 훈련과 작전에는 지독히 엄격한 맹장(?將). 하지만 눈이 오면 직접 제설에 나섰고 행군을 할 때에는 행렬 사이를 뛰어다니며 병사들을 격려한 덕장(德將). 전역하는 사병들에게 “고생했으니 투 스타 경례나 받고 가쇼”라며 거수경례를 올려 붙인 ‘괴짜’ 사단장. 바로 전인범 중장(59세, 육사 37기)이다.
언론은 그가 걸어온 군인의 길을 재조명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SNS에서도 전 중장에 얽힌 일화들이 연일 화제가 되었고 누리꾼들은 전 중장이야말로 진정한 군인이었다며 그의 전역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현실은 언론이 전하는 칭찬일색의 미담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014년 9월, 훈련 중이던 특전사 2명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총책임자이자, 준비도 되지 않은 훈련을 지시하고 소홀히 감독해 사고를 유발한 사령관. 그러나 그들의 죽음을 외면하고 책임마저 회피한 무책임한 상관. 그가 바로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전인범 중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