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정치센터3기청년기자단]프레시안 공동게재 "기억교실, 아이들이 돌아왔어야 할 공간"(우숭민 기자)

 

 

 

[미래정치센터] 세월호 기억교실 문제, 안산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8월 8일 수많은 갈등과 논란을 딛고, '세월호 기억교실(416교실)' 이전이 시작됐다. 도교육청의 안일한 대응 탓에 단원고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는 이전 방법과 시기를 놓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번 이전으로, 우리 사회가 세월호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참사의 교훈을 후세대에게 전달할 기억교실의 문제. 이에 대해 안산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안산 소재 모 고등학교 권OO 교사와 경안고등학교 3학년 김□□ 학생, 안산시 거주 학부모 김△△ 씨가 함께했다.

 

세 사람은 '기억교실은 후세대를 위한 교육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사는 논란이 된 기억교실 이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반드시 돌아왔어야 할 공간을 보존하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학생 김 군은 역사적 기념관처럼 '기억'의 의미가 큰 곳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김 씨는 세월호를 둘러싼 여러 문제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 안산 경안고등학교 등굣길에는 학생들이 직접 달은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미래정치센터(우숭민))

 


 

"세월호 기억교실, 교훈과 기억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 '세월호 기억교실'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교사 : 한국에는 수많은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무엇을, 어떤 목적으로 기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세월호 기억교실'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의 방향을 교육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또 참사를 통해 배운 교훈을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학생 : '제헌절'과 '독도의 날' 등 수많은 기념일이 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것은 '잊지 말고 기억하자'라는 의미가 있다. '세월호 기억교실'도 기념관으로서 '기억'의 의미가 큰 곳이다.

 

 

학부모 : '세월호 기억교실'은 현재와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되짚어 주는 공간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억교실은 이후 세대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폴란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지 않았다. 수용소를 보존함으로써 오히려 후세대를 위한 교훈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억교실도 마찬가지로, '교훈'과 '기억'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재학생 교육권 VS. 세월호 기억

 

- 기억교실은 현재 안산시교육청 이전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단원고 내 기억교실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교사 : 기억교실이 반드시 단원고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반드시 돌아왔어야 할 공간을 보존하려는 노력'이다. 기억교실 이전에 대한 합의와 방법을 논의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정부와 도교육청이 시간을 끌다, 최근에서야 '교실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재학생 학부모 일부가 세월호 유가족의 기억교실 존치 요구를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육 현장의 역할 중 하나는 세월호 참사로 얻은 교훈을 사회적으로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다. 학교가 공부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 않나. 그렇기에 무조건적인 철거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결국 기억교실이 단원고에 존치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성의의 문제이자 공감과 노력이 부재한 문제다.

 

  

 

 

(▲ 인터뷰 중인 경안고 김□□ 학생. ⓒ신승빈)

 

학생 : 기억교실을 단원고에 보존하는 것보다,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단원고 학생이었다면, 교육권의 지장을 받는다는 생각이 있어 좋은 감정이 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의 이전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학부모 : 두 사람과 달리, 기억교실을 단원고에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이 살아 있을 때의 흔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과정의 일부로 수학여행을 간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야 할 곳 역시 교실이다. 또 기억교실은 아이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일 때 더 큰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언론 때문에 논란 더 커져…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 기억교실의 원형 보존 문제도 첨예하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사이에서도 논란이 컸다

 

교사 : 양쪽 비판 모두 언론 탓이다. 언론은 이미 이들을 대변할 능력을 상실했다. 언론사는 정치적으로 길들었고, 기자들 또한 '바른 보도'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결국 왜곡된 보도로, 유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 생기고 기억교실 문제와 같은 분쟁이 지속된다고 본다.

 

 

학생 : 세월호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 모두 이해가 된다. 물론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재학생 학부모들의 입장도 설득력이 있다.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 학생들이 받는 피해도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 '피해자가 갑질한다'는 비판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사회와 마을이 피해자를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이다. 재학생 학부모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한 번이라도 유가족들의 입장을 생각했다면 그런 비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단원고는 세월호 참사 이후 혁신학교에 준하는 혜택을 받고 있다. 유가족에게 아무리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고 해도, 자식이 죽었는데 무슨 소용인가.교육 당국의 단원고 지원에 대한 인과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유가족을 밀어내는 태도는 어른답지 못하다.

 

 

 

 

"기억교실, 교육의 공간이 되어야…"

 

- 앞으로 '세월호 기억교실'이 어떻게 보존되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교사 : 기억교실은 앞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동력이 될 것이다. 물론, 교육적인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16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

 

 

학생 : 세월호 선체나 기억교실 모양 등 구조물을 설치해서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세월호는 단순 사고가 아닌 국가적 참사이기 때문에 운영과 보존 등 전적으로 국가에서 해야 한다.

 

 

학부모 : 기억교실이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되새길 '교육의 공간'으로 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 4.16 기억저장소 봉사자들은 지난 8일 '세월호 기억교실'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추모 메시지와 물품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 때까지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이전된 뒤 한시적으로 보존·전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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