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에는 ‘혼자’ 혹은 ‘홀로됨’의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 탓에,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여유가 사라진 탓에,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려운 탓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혼자 문화’를 단순히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이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혼자가 되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특히나 ‘혼자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는 20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의 20대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권태기를 겪고 있는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응답이 73.3%를, 혼자 시간을 보낼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이 79.9%를 차지했다. 또한 20대의 절반 이상이 여가 역시 혼자 보내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혼자’에게 냉혹한 집단주의 사회였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며,집단이 개개인에게 역할과 지위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혹여나 개인이 집단의 규범에 어긋날 경우에는 무시를 받거나 배제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한국 사회에 가치관 변화가 가장 큰 차원들 중 하나가 개인주의였다. 집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로 빠르게 변화했다는 뜻이다.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된다.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집단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혼자 문화’를 통해 집단에서 탈피해 여유롭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이 늘어나고 있다. 다음 6개의 슬라이드를 통해 현재 20대가 향유하고 있는 ‘혼자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자 한다.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은 이제 평범한 일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혼자 ○○하기’를 난이도별로 나누어 공유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 네이버 검색)
‘혼자’는 더 이상 외로움이나 쓸쓸함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에만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또한 혼자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필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20대는 그들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로 ‘혼자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혼자 문화’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만큼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해가는 20대를 마냥 좋게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이 20대는 그들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유지하고 있었다.
Stand Alone Complex 시리즈 다음 기사는 ‘혼자 문화’를 즐기면서도 또 기꺼이 타인과 함께 하려는 재기발랄한 20대의 인간관계 풍속도를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