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회 본청
2016년 7월의 여의도는 바쁘다. 7월 임시 국회, 각 위원회의 전체회의와 특별위원회, 정부부처의 업무보고, 2015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진행하며 국회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오가며 의정활동에 전념한다.
20대 국회는 300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국회의원은 보좌관(4급상당)부터 비서관(5급상당),비서(6급~9급상당), 인턴비서까지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다. 공식적으로 국회에 등록된 보좌 인력은 2700명에 이른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만, 약 2700명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보좌진의 업무는 다양하다.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펼치는 상임위원회와 인사청문회에서 정책 질의서를 작성하고,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공청회와 토론회를 기획한다. 보도자료 배부와 SNS 관리 등 대중과 소통하는 일은 물론, 의원실로 오는 문의전화도 보좌진이 수행한다. 국회의원의 지역 행사와 일정을 관리하는 일도 보좌진의 몫이다.
20대 청년들도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비서를 만나봤다. 강병원의원실(더불어민주당, 은평(을))의 정책비서 정선호(22세, 대학생), 이정미의원실(정의당, 비례1번)의 정책비서 임미애(24세)씨가 주인공이다.
[사진] 4·13 총선 당시 정선호 선거사무원이 강병원 후보의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병원의원실
강병원의원실 정선호 정책비서(21세, 대학생)는 지난 1월, 강병원 후보의 은평(을) 예비후보 시절부터 선거캠프에서 선거사무원으로 일했다. 정선호 비서는 4·13총선에서 당선된 강병원 의원과 함께 국회에 입성해 정책 비서로 일하고 있다.
이정미의원실에서 환경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임미애 정책비서(24세)는 19대 국회,박원석의원실(정의당)에서 인턴비서를 지냈다. 20대 국회에서는 정의당에서 실시한 ‘20대 국회 중앙당 추천 국회의원 보좌진 모집’을 통해 당 비례대표 1번인 이정미의원실에 지원해 정책 비서로 일하고 있다.
“경험과 의지가 기회를 만들어준다.”
두 비서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임미애 정책비서는 “19대 국회, 박원석의원실에서 4·16 총선을 치루고 기초부터 탄탄히 배우며 성장하고자 20대 국회 이정미의원실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경험을 쌓으며 본인의 역량을 키우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정선호 정책비서도 뚜렷한 의지와 경험의 가치를 높게 샀다. 특히 “소극적이었던 제게 책을 통한 배움은 소중했다”고 말하며 독서가 본인의 내실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책을 읽고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의지와 행동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고민했다는 정선호 정책비서는 고등학생때 총학생회장을 지내고,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어린 시절부터 정치와 가까이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해본 것이 현재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사진] 은평(을) 지역위원회 제2차 상무위원회에서 강병원 의원이 정선호 비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병원의원실
[사진] 이정미 의원(가운데)과 임미애 정책비서(오른쪽)가 의원실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정미의원실
“비서로서의 삶은 배움의 연속이다”
두 비서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이다. 때문에 두 비서의 보좌 활동은 배움과 업무가 공존한다. 임미애 비서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국회에서 일하고 있다. 임미애 비서가 속해있는 정의당 이정미의원실은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소속이다. 환노위는 업무보고, 결산심사, 가습기특별위원회 등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있다. 환경정책분야를 처음 접해본다는 임미애 비서는 비서 활동이 배움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특별위원회, ‘가습기특별위원회’를 경험하며 “준비하는 과정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다며, 빠르게 적응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20대 국회 최연소 비서인 정선호 정책비서는 의원실의 화목한 분위기 덕분에 함께 일하는 비서관, 보좌관에게 많은 것을 배워간다고 말한다. 특히 선거를 준비하며 함께 일해 온 비서관은 물론, 정책적 안목이 넓은 보좌관과 함께 정책 질의서 작성, 보좌 업무를 진행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강병원의원실은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회운영위원회 소속이다. 상임위원회의 수많은 현안들로 인해 보좌업무가 바빠 본인의 개인시간을 반납해야하지만 의원님이 의정활동을 보좌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정치가 청년들에게 어떠한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지 보여줘야”
20대 청년들에게 정치는 멀게만 느껴진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뉴스를 찾아보는 청년도 있지만, 아직 대다수의 청년들에게는 정치가 ‘내게는 무관한 일’로 느껴진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인 ㄱ씨(20세, 대학생)는 “지금까지 정치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앞으로 정치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며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두 비서에게 청년과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정선호 정책비서는 “청년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청년에게 선거 때만 관심을 갖지 말고 꾸준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가 젊어지려면 청년에게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정치가 먼저 청년에게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본인이 속해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현재 대한민국의 정당이 청년들을 정치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당은 청년에게 구색 맞추기가 아닌 제도적 개선과 같은 진지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정당이 정치에만 머물지 않고 문화생활도 영위해나가는 자세도 필요하다며 정당 안에 댄스동아리, 힙합동아리 등 청년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컨텐츠의 개설도 정치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미애 정책 비서는 20대 총선을 치루면서 정치에 대한 청년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특히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정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의 작은 행동이 공감을 얻어내고 더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는 청년이 직접 참여하며 행동으로 옮기기를 기대한다면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먼저 정당과 정치인이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국회 의원회관 강병원 의원실에 정선호 정책비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제공/강병원의원실
“고민을 하는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 (정선호 비서)
“걱정과 두려움은 잠시 잊고 직접 부딪치며 경험해보세요!” (임미애 비서)
국회의원 보좌진을 꿈꾸거나 정치 참여를 고민하는 또래 청년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두 비서는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음 가는대로 관심을 갖고 도전해본다면 귀한 가치가 얻을 것이라며 경험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한 청년이 정치에 건전한 비판과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년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