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문예위, 구 전남도청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은 고스란히 복원, 보존되어야
[논평] 문예위, 구 전남도청에 남겨진 역사의 흔적은 고스란히 복원, 보존되어야
 
5월의 함성, 그리고 총성이 울려 퍼지던 광주 금남로에는 새하얗게 칠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변한 구 전남도청 건물이다. 1930년에 지어진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새롭게 지어진 건물처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청 부지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하면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오래된 건물을 새 건물처럼 고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일처럼 보인다. 건물을 통째로 지워버리는 방식의 재개발 사업과 비교했을 때, 리모델링이라는 방식은 한 공간이 갖고 있는 기억을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새하얗게 칠해진 전남도청에는 광주항쟁이라는 역사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시민군의 최후의 저항이 바로 이 자리에서 시작 되었고, 스러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새하얀 페인트 아래에 감추어져 있었다. 치열한 총격전이 남긴 총탄의 자국을 덮어버린 것이다.
 
광주 시민사회에서는 구 전남도청의 보존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건물의 형태만 유지하는 리모델링이었다. 공사가 끝난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는 1980년 5월의 흔적은 사라지고 없었다.
 
역사는 단순히 책에 담긴 문자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간은 문자로 전달되지 않는 역사의 기억을 전달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의 5월을 기억하는데 있어 구 전남도청 건물이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는 광주항쟁 36주년을 맞아 구 전남도청의 복원과 보존을 요구한다.
 
2016년 5월 18일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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