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지역의 등불이 드리운 노동의 그늘 - 대전일보의 노조탄압에 관하여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지역의 등불이 드리운 노동의 그늘 - 대전일보의 노조탄압에 관하여
 
대전일보는 올해로 66주년을 맞이하였으며, “중부권 대표언론”을 자임하는 충청지역의 지역지다. 지역지는 언론의 중요가치 중 하나인 지역성을 실현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이슈로 점철된 방송과 대형 일간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의 상세한 소식들이 지역지를 통해서 주민들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대전일보는 지역 언론의 고귀한 사명과 역할에 스스로 먹칠을 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측의 잔혹한 노동탄압 때문이다. 2014년 대전일보 노조는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결정하고, 전국언론노조 대전일보지부가 되었다. 그러자 사측은 교섭을 해태하고,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는 등 정당한 조합활동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장길문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에 대한 집요하고 잔혹한 탄압이 시작되었다. 사측은 장길문 지부장에 대하여 대기발령, 검찰고발, 전보를 비롯한 징계와 소송을 남발했다. 하지만 법원과 지역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장 지부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럼에도 사측은 기어코 억지근거들을 들어 지난해 11월 5일 장 지부장을 해고했다.
 
탄압은 노조집행부와 평조합원에게도 행해졌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부당한 징계와 전보, 소송에 시달렸다. 2014년에서 시작된 노조탄압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사측은 조금의 전향적인 태도도 보이고 있지 않다. 이에 지난 2월 3일 40여개의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대전일보 정상화와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사측에 대화를 촉구하였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전일보에 묻는다. 자사 기자와 직원들의 합법적 노조활동에 파괴적 공작으로 맞서는 대전일보에서 지역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공정하게 보도할 수 있겠는가?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취재지원은커녕 탄압으로 일관하는 사측을 믿고 기자들의 성역 없는 저널리즘이 발휘될 수 있겠는가? 대전이라는 지명을 내걸고 중부권 대표언론을 자임하는 언론사의 야만적 행태가, 지역의 등불은커녕 그늘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언론사는 기업이지만, 이 기업은 다른 무엇보다도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제1의 자산으로 삼는다. 언론사의 신뢰는 회사가 든든하게 뒤를 지켜주는 가운데, 기자들이 성역 없이 취재하고 왜곡 없이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쌓인다. 분명한 것은 자사의 기자들과 직원들에 대한 탄압은 이 귀중하게 쌓아왔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일반기업이 적자를 벌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대전일보는 스스로의 입지를 무너뜨리는 노동탄압을 멈추고 노동자들과 대화해야한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가한 부당징계와 소송을 취하하고 노사상생을 위하여 노력해야한다.
 
2016년 3월 16일
정의당 대전시당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단장 추혜선)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