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다시민주주의포럼’ 창립대회 인사말

[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다시민주주의포럼’ 창립대회 인사말

 

 

일시 : 2016년 2월 4일 10:00

장소 : 헌정기념관 대강당

 

 

정의당 상임대표 심상정입니다. 먼저 ‘다시민주주의포럼’ 창립대회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또 축하드리고 기대도 많습니다. 아주 적절한 때에,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포럼의 이만열, 지선, 한완상 공동대표님, 그리고 여러분 모두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의당은 정통 진보정당의 맥을 이어온 정당입니다. 지나치게 보수로 경도된 양당체제와 대결적 기득권 정치의 극복을 위해서 오랫동안 풍찬노숙 해온 정당입니다. 앞으로도 원조 제3당답게 대안적인 정치질서 확립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야, 1대1로”라는 포럼의 선명한 슬로건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1대1로는 제3세력을 지향해온 진보정당에게 선거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었습니다. 승자독식제도와 함께 한국 유권자에게 차악 또는 차선의 선택을 그동안 강요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항상 대안적 정치세력에 대한 투자나 진보정치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정권심판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야권심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유권자에게 “제3의 정치세력을 키워주십시오”라고 말할 호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연두기자회견에서 ‘민생과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연합’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저희 진보정당이 추구해온 이익과 충돌되는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이런 결정은 정의당의 나약함이 아니라 책임감을 비롯된 결정이라는 점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잘 아시겠지만 단순다수제라는 조건에서 지금의 일여다야구도는 여당의 어부지리를 의미합니다. 이런 셈에는 계산기도 필요하지 없습니다. 이번 총선은 본질적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여야 합니다. 선거결과는 가장 강력한 민심의 표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면 이는 박근혜 정부의 역주행에 대한 국민적 승인을 의미합니다. 밀실에서 제작되고 있는 국정교과서는 책상에 오르게 될 것이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이 박는 일이 될 것입니다.

 

선거는 신호등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대로 계속 역주행을 해도 좋은지, 멈춰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박근혜정부의 거침없는 폭주가 더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국회를 무시하는 행정부 독재, 더 심화될 것입니다. 노동개악 등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권 유린도 더 심해질 것입니다. 경제정책은 재벌과 특권층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친박 낙하산 약탈에 가까운 도덕적 해이로 공공기관은 매우 힘들어질 것입니다. 저는 정치의 본령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인이 위기를 말하고 두려움을 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승리가 가져올 시나리오는 팩트가 될 것입니다.

 

선거는 시작하기도 전에 끝날지도 모릅니다. 1대1구도에 가장 억압 받았던 진보정당이, 모처럼의 호기에도 연합정치를 들고 나온 것은 바로 이런 절박함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의당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큰 야당들이 서로 비난하고 저만 살겠다는 식으로 나서는 모습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야권 일각에서는 양당체제 극복을 위해 야당을 심판해야 된다, 그리고 그 폐허 위에 새 정치를 세워야 한다하는 말씀들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야당을 심판할 권리를 가질 또 다른 야당은 누구인지 묻고 싶습니다. 제1야당의 기득권 속에서 성장한 분들이 따로 나와서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심판 이전에 제1야당 실패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을 먼저 앞세우는 것이 저는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야당심판이 아니라 야당경쟁이라는 말을 사용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최근 양당체제 극복을 위한 제3당의 위상을 국민의당이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든지 민생을 살리고 또 박근혜정권을 제대로 심판하는 야당 간 경쟁을 기꺼이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양당체제 극복을 위한 제3당의 지위를 가질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2-1당이다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현 일여다야 구도에서 국민들이 신뢰를 받기 위해 야당들이 서로 혁신 경쟁을 하고 동시에 야당 지지자들 공통의 열망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는 질서가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새정치가 책임져야 할 첫 번째 과제입니다. 지금 더민주당을 지지하든 국민의당을 지지하든 정의당을 지지하든 야권지지자들의 열망은 딱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우선 민생을 살려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박근혜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힘을 만들고 정부를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요구에 대해서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책임 있게 협력하는 야권 질서, 정당 질서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바로 양당체제 극복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그런 취지에서 제가 민생을 살리고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정치연합을 제안드린 것입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앞장 서 오신 여러 선배, 원로님들도 저와 같은 취지로 오늘 포럼을 창립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는 구정 이후부터 더 열심히 달릴 겁니다. 더민주당도 찾아뵙고 국민의당도 찾아뵐 것입니다. 지금은 당을 창당하고 지도부를 세우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연대에 관한 당의 입장이 서둘러 정비되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입니다. 구정 이후 당 체제가 갖춰지고 선거가 본격화되면 야권이 책임 있게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테이블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 과정에서 오늘 다시민주주의포럼도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2월 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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