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긴급 기자회견문 전문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 도입을 위해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합니다
일시 : 2015년 12월 12일 09:50
장소 : 국회 본청 귀빈식당 앞
20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까지 이제 겨우 3일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경기의 룰도, 운동장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질 때만해도 각 당대표들은 앞다퉈서 이번만큼은 정치개혁을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시간 때우기로 일관하다 막판에 벼락치기, 밀실합의 상황에 몰아놓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기득권을 위한 게리맨더링은 하지 않겠다 국민들께 다짐했습니다.
그런 약속들이 다 거짓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교섭단체의 권한으로 정치개혁 논의를 주도해왔지만 선거구 획정도 못하고 있는 이 상황 책임져야 합니다.
오늘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와 원내대표, 정개특위 간사들이 모여 선거구 획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책임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도 두 당은 마주앉을 자격도, 권리도 없습니다. 서로 힘겨루기만 하면서 시간만 지체하는 거대양당, 선거법 논의를 주도할 자격도 없습니다.
교섭단체라는 이유로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하고 소수당의 권리를 빼앗는 이런 밀실협상의 반복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제일의 대상일 것입니다. 국회가 보여주고 있는 비정상 중의 비정상입니다. 당리당략에 따른 거대양당의 대결과 담합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증폭시키고 있고 선거제도가 왜 바뀌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이 양당에 부여한 사명은 기득권을 지키라는 게 아니라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힘자랑 하면서 국민도, 민주주의도, 원칙도 팽개치고 당리당략에만 매달려있는 모습에 참담한 심경입니다.
새누리당이 지난 며칠간 쏟아낸 말들을 보면 이 당이 도대체 집권당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뻔뻔스러운 주장이 선거제도를 바꿀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말입니다. 처음부터 선거제도 개혁논의를 회피하고, 묵살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지금까지 논의를 지체시켜온 것이 새누리당이었습니다.
더 기가막힌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당에 유리한 제도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야권만 실속을 차린다는 것입니다. 지금 선거제도 하에서 누리고 있는 부당한 특권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그 부당함을 부분적으로라도 시정하려고 하는 노력에 대해 이렇게 왜곡하는 것은 집권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새누리당이 이야기하는 100미터 달리기를 예로 들면, 다른 주자들보다 왜 새누리당만 10미터 앞에서 출발합니까? 새누리당 보고 10미터 앞이 아니라 2, 3미터라도 뒤로 후퇴하라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또 대통령제 국가들은 연동제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또는 지역구 없이 정당득표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완전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도 비례대표를 혼합해 실시하는 나라 중, 비례대표 의석 수가 가장 적고, 연동제가 아닌 병립제로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비례성이 가장 낮습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처럼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제도가 없다 이런 예를 들어야 사실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연동제를 도입하면 불리해지고 안정적으로 얻어온 과반의석을 얻지 못한다는 얘기도 부끄러움 없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가 아니라 불공정한 제도로 과반을 보장 받겠다는 발상은 위헌적 발상입니다.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이런 자세로 일관해오는 바람에, 이제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바람직한 선거제도를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이해를 조정해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마지막으로 남은 선택입니다. 그래서 이병석 위원장 안도 나오고 국회의장도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이런 마지막 남은 선택까지 새누리당이 차버린다면 선거제도가 준비되지 못해 선거가 헌정공백상태로 가는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이 져야 될 것입니다. 선거제도,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그동안 나온 개혁안의 균형적 조정을 통한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면서, 새누리당이 계속해서 야당에게 무조건적인 양보와 굴복만 강요하고 파탄으로 몰고 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새누리당의 양심있는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합니다.
2015년 12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