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장비는 ‘개점휴업중’, 혈세 낭비 우려

’13~’14년 구입한 신규장비 중 사용실적 0(제로) 장비 81억원에 달해

김제남 의원 “국가 R&D 장비구입 타당성과 사용실적에 대한 총체적 조사해야”

국가 R&D로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 장비를 구입했으나 활용도가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구입후 사용실적이0(제로)인 장비가 81억원의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제남 의원(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R&D장비 공동활용장비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연구장비 활용도가 2013년 49.8%, 2014년 55.7%에 불과했으며, 2013년 이후 구입한 767개의 장비 중 65개(81억원 상당) 장비는 사용한 실적이 전무했다. 전체적으로 ’13~’14년간 사용실적이 총 10시간 미만인 장비는 94개, 구입가 1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의 경우, 2013년 5월에 ‘3MW급 대용량 전동기 성능평가 장비’를 15억5천만원을 들여 구입했으나 ’13~’14년 사용실적이 전혀 없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2013년 6월 ‘석탄처리 석탄가스의 메탄올 용매를 이용한 H2S 및 CO2제거장치’를 12억원에 구입했지만 사용실적이 없으며, 2013년 5월과11월에 각각 8천만원과 2억3천만원에 구입한 ‘열중량분석’, ‘고근사 솔라시뮬레이터’ 장비의 사용실적도 전혀 없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이 ’13.5월 1억4,5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스마트 주행제어용 3D 도로네트워크 Map(서울)’,경북대학교가 ’13.8월 2억9천만원으로 구입한 ‘레이저가공시스템’, (재)구미전자정보기술원 ’14년 2월과 5월에 1억7천만원과 3억원을 들여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기’와 ‘유도결합플라즈마반응성이온식각장비’를 구입했지만 사용실적이 없다.

또한,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은 2013년 6월에 16억원을 들여 ‘음료포장시스템’을 구입했지만, 13년에는 사용실적이 없었고 14년에 겨우 8시간 사용하는데 그쳤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013년 5월과 6월에 각각 5억4천만원, 3억원, 1억8천만원, 1억원을 들여 구입한 ‘5MW급 LVRT 성능평가용 계통사고 모의 시험장치용 Test Containe’, ‘풍력발전기 및 인버터 성능시험용 종합계측시스템’, ‘계통연계용 절연변압기’, ‘노이즈컷 변압’ 장비는 구입이후 딸랑 1~2시간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남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가 R&D 연구장비를 구입했지만 활용도가 절반수준이고 사용실적이 전무한 장비가 넘쳐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기관들이 장비를 필요가 아닌, 우선 무작정 사두고 보자는 것으로 국가 R&D 예산을 눈먼돈으로 생각한 결과”라고 질타했다.

김제남 의원은 “연구장비의 활용은 산촉법(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데도 활용도가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부의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R&D 장비구입의 타당성, 사용실적 전반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혈세낭비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