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기호 의원, 사건 당시 검찰 내부 보고서 확인
서기호 의원, “검찰, 진실파악은 외면하고 유가족 사찰에만 열 올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3월 30일 법무부 검찰국 검찰제3과 생산, 현재 국가기록원이 보관중인 「고문치사(박종철)」기록물을 열람했다.
의원실의 자료제출요구에 대해 국가기록원은 해당 자료는 생산기관에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3호로 분류·이관된 자료로 제출이 곤란하다는 입장표명하여 직접방문을 하여 열람을 하게 된 것이다.
해당 기록은 수사기록과 별개로 고문치사 사건발생 이후 서울·부산·대구·광주·춘천 등 각 지검에서 생산하여 법무부에 수시로 보고한 정보보고 문건으로 총 275쪽 가량의 분량이다. 해당 기록철은 ‘박종철 사망사건 수사상황보고’, ‘변사자 박종철 유족 관련 동향’, ‘박군치사사건 공판관련 법정주변 동향’등을 담고 있다.
기록물 열람결과 당시 검찰이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 밝힐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안상수 검사가 1987. 1. 19.작성한 ‘정보보고’에서 오전에 경찰로부터 구속영장이 비공식으로 접수된 후 당시 신창언 부장검사가 구속영장을 치안본부발표를 참조하여 수정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치안본부장은 같은 날 10:00 기자회견에서 ‘고문사’를 최초로 인정했다.
둘째, 수사 지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아 검찰 수사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1987. 1. 19.자‘고문치사 사건 수사 중간 보고’라는 문서에는 ‘확정된 사실관계’라는 목차아래 ‘구속피의자 2명뿐’, ‘상급자등 교사·방조 없음’이라고 확정적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검찰이 사건을 송치 받은 날은 1987. 1. 20.인데, 사건 송치를 받아 피의자들을 수사하기도 전에 사건 내용에 대해 확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또한 같은 문서의 수사 지휘 내용 중에는 ‘피의자 상대 수사는 사건 송치전 치안본부에서 완결되도록 수사 지휘’, ‘흥분된 매스컴의 보도열기를 가라앉히는 조용한 수사 마무리’라고 지시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당시 검찰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경찰수사내용대로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려 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 외 기록물에서는 서울지검과 부산지검(박종철군의 고향인 부산 소재)은 사건 발생 직후 유가족들(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동향보고서를 작성하여 법무부 등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사찰이라고 할 만큼 구체적이고 치밀했다.
가령, 유가족이 누구와 만나는지, 국가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는지, 당시 야당인 신민당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고서가 작성됐다. 유가족들이 서울에 올 때면 언제 도착해서 누구를 만나 어디에 숙박하는지 까지 동향보고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정부당국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성향이 어떠한지, 순화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고되었다. 부산시 수도국장, 영도구청장 등이 아버지 박정기씨를 접촉해서 순화하고 있다는 내용보고, 가정형편에 대한 상세보고도 있었다.
위와 같은 동향보고 내용을 통해 당시 검찰이 사건진실파악에 주력한 것이 아니라, 유족들에 대해서까지 사찰에 가까울 정도로 동향파악을 하면서 정권보호를 위해 사건이 커지는 것을 막는데 급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기호 의원은 “이번 기록물 열람을 통해 당시 검찰이 경찰수사결과에 맞추어 짜맞추기 수사를 하려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검찰이 진실파악은 외면하고 유가족 사찰에만 열을 올린 것을 보며 당시 검찰이 과연 공익의 대변자로 국민의 편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검찰은 박종철군과 유가족에게 사죄해야하고, 당시 직접 수사검사였던 박상옥 후보자 역시 검찰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정황 및 진실파악은 외면하고 유가족 사찰에만 열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박상옥 후보자는 어서 빨리 대법관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지금이나마 민주열사와 유가족들에서 사죄하는 길이다.
박 후보자 스스로 사퇴함으로써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검사임용시 선서한‘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를 발휘하길 기대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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