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파 속 무리한 공정 강행으로 산재 사망, 용인 반도체 산단 속도전의 책임을 묻는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13일 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50대 건설노동자 한 분이 13시간 노동 끝에 쓰러져 숨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근로기준법의 주 52시간 상한제도, 산업안전보건법의 한파 예방조치도, 불과 두 달 전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보호 대책도 현장에선 전부 없는 얘기였다. 법과 대책이 있어도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죽음이다.
고인이 숨진 현장은 SK하이닉스가 발주하여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펩동 건설현장이다. 고인은 아침 7시에 시작해 밤 10시 30분까지 작업하는 일정을 작년 9월부터 이어 왔다고 한다. 13일은 한파가 극에 달해 영하 7.4도까지 떨어진 날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작년 12월 이곳 건설현장에서 한랭질환 예방 현장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작년 11월에는 한파 안전 대책기간(11~3월) 동안 한파주의보 발령 시 오전 9시부터 작업하며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부가 간담회를 개최한 바로 그 현장에서,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오전 7시부터 출근한 노동자는 끝내 뇌동맥 파열로 숨졌다.
정부가 연일 산재 근절을 강조하고 있고 노동부의 한파 대책까지 발표되었음에도, 또다시 건설 현장에서 한파로 노동자가 죽었다. 이 죽음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무리한 속도전과 정말로 무관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제 SK하이닉스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용인 첫 번째 공장을 “3개월 앞당겨 내년 2월 가동할 예정”이라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부지 이전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용인에 대못을 박기 위해 무리하게 건설 속도를 높이려 한파 속에서도 고인이 장시간 노동을 거듭해야 했던 것은 아닌가?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반도체 공장을 발주한 원청 경영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공기 단축은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다. 아무리 현장에서 안전을 강조한다한들, 실제 사업의 결정권을 가진 원청의 최고 경영자가 같은 인력과 같은 비용 하에서 설계에 예정된 공기를 단축하라고 지시하면 안전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공기단축에 따른 위험성(한파와 장시간노동)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이는 공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도체 활황을 이유로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결과로 발생한 사고가 의심된다. 쿠팡 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동자의 생명을 생산과 이윤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철저히 강제수사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
2026년 1월 16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