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이주민 혐오 발언 제대로 사과하십시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이주노동자들을 잠재적 범죄자인 양 묘사하고 편견을 증폭시킨 자신의 발언에 대해 25일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문을 보면 여전히 혐오와 차별의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여 안타깝습니다.
김 구청장은 사과문에서 자신의 발언에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표현도 있었지만, 그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재현하고 그것을 공적인 장에서 확대 재생산한 것이 더욱 본질적인 잘못입니다. 김 구청장이 진정으로 사과했어야 할 문제는 바로 그 잘못입니다.
김 구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이주노동자들에게 “몰려다니지 말라”고 말하자 이주노동자들이 “우리가 불안해서 몰려다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얘기도 소개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답변을 소개하며 그들의 어눌한 말투를 흉내낸 것은 국민의힘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혐오였습니다.
김 구청장이 소속된 진보당의 손솔 국회의원은 최근 차별금지법 발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적극 환영합니다. 정의당은 손 의원이 발의할 차별금지법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의 발언은 차별금지법 발의 의의를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어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대구에서 출입국 당국의 강제 단속을 피해 도망치던 이주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건이 아직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뚜안입니다. 뚜안님의 아버지는 지금도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올해 단속에 쫓겨 사망하거나 다친 이주노동자가 알려진 것만 뚜안님을 포함해 네 명입니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근거로 들었지만, 이 나라에서 정말로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은 단속에 쫓기다 발목이 절단되고 목숨을 잃는 이주노동자들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김 구청장의 발언은 너무나 경솔했고, 사과문은 안 하느니만 못한 수준입니다.
차별하지 맙시다. 혐오하지 맙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갑시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의 깊은 성찰과 반성,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합니다. 22대 국회 첫 차별금지법 공동발의 추진이라는 자당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길 바랍니다.
2025년 11월 26일
정의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