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故 오요안나 1주기, MBC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라
작년 오늘 고 오요안나 님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됐지만 MBC 소속은 아니었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있지만 법의 보호는 받을 수 없었던, 지독한 구조적 차별 속에서 살아갈 길을 찾지 못했던 오요안나 님의 삶을 기억합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지지하고 공적 구조로 가해자를 처벌해 다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희망이 MBC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MBC의 구조는 1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습니다. 오요안나 님의 어머니인 장연미 님께서 MBC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단식에 돌입한 이유입니다. 오늘로 8일째입니다.
MBC에 요구합니다. 고 오요안나 님과 유가족들에게 마음을 다해 공식적으로 사과하십시오.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지난 5월 MBC는 첫 사과를 했으나 ‘괴롭힘’에 한정한 사과였을 뿐입니다. 괴롭힘을 조장하고 방치한 구조에 대해서는 사과한 바 없습니다.
MBC는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지만 4개월 다 되어가도록 들려오는 소식이 없습니다. MBC 공채로 입사해 MBC 정규직 기상팀장과 파트장의 지시와 감독을 받으며 MBC 스튜디오에서 주 5~7일 업무를 수행하는 MBC 기상캐스터의 근로자성 판단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MBC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이자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MBC가 ‘비정규직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듣는 실정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MBC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지 않도록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오요안나 님의 사건은 단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노동자이지만 노동자의 권리가 배제된 수백만 불안정 노동자의 현실입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노동자들에게도 ‘만나면 좋은 회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정의당은 고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 님의 단식농성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의 편에 끝까지 서 있을 것입니다.
2025년 9월 15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