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권영국 대표, 당명 변경 당원총투표 관련 당원들께 드리는 말씀
[당명 변경 당원총투표 관련 권영국 대표가 당원들께 드리는 말씀]

정의당 대표 권영국입니다. 

지난 일요일 정기당대회 이후 당 안팎으로 많은 논란과 논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원들 간 과도한 언쟁과 불필요한 오해도 오가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공동 경선과 당명 변경을 추진한 대표로서 입장을 밝힙니다.

'민주노동당' 당명을 존중합니다

이번 당대회에 올라간 당명 후보들은 광역시도당 연석회의와 전국위원회의 장시간 논의와 표결을 거쳐 제안된 안으로, 모두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제안됐고 당규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정기당대회에 부의된 것입니다. 당대회에서도 각 당명은 회의 규정에 의거하여 제안, 토론되었으며 공정한 표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당원총투표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당 대표로서 전국위원회와 정기당대회의 의결 절차를 존중하며, 이러한 절차를 거쳐 ‘민주노동당’이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 또한 존중합니다. 당원 및 대의원 동지들께서도 우리 당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선정된 최종 당명 후보를 존중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이 결정이 납득되지 않을 수는 있더라도, 그것이 절차에 대한 부정과 불신으로 이어져선 안 될 것입니다.

당을 사랑하는 그 마음들이 우리를 '함께 사는 대한민국'으로 이끌 것입니다

당원총투표에 앞서 몇 가지를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먼저 투표를 통해 변경될 당명(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 공동 대응을 위해서만 대선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사용되도록 제안될 것이며, 대선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정의당으로 돌아오는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진보정치 세력이 지속적으로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연대연합을 강화하고 진행 정도에 따라 재창당과 당명 변경에 대해 충분히 열어놓고 논의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당원총투표에 부의되는 ‘민주노동당’ 당명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모두 이해합니다. ‘사회연대당’과 ‘가자, 평등으로’, 그리고 ‘평등사회당’을 제안하고 지지한 당원들의 실망감도 이해합니다. 그 당명들을 지지하신 당원들의 마음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신 당원들의 마음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을 해치기 위해서 어떤 당명을 제안하고 지지하셨을 대의원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당을 사랑하는 마음, 진보정치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마음,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반드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떤 당명을 제안하고 지지해주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마음들이 우리를 평등으로, 차별 없는 나라로, 함께 사는 대한민국으로 이끌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에 담긴 기억들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진보정치를 염원하는 모든 세력이 마지막으로 하나의 지붕 아래 모여 최초의 원내 진출이라는 위대한 성과를 이뤄낸 기억. 지역의 당원들이 매일 모여 함께 울고 웃고 토론하며 진보정치의 큰 미래를 꿈꿔온 기억. 무상교육, 무상급식, 기초연금, 장애인 차별금지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이제는 상식이 된 급진적인 정책들을 제안하고 관철해 온 기억. 삼성과 같은 거대 기득권과 전면전을 벌이며 삼성 특검법을 통과시킨 기억.

그 이름에는 통합과 단결의 기억이 있습니다. 기쁨과 반가움의 기억이 있습니다. 성과와 성취의 기억이 있습니다. 민주노총과 전농·전여농의 배타적 지지를 받은 기억, 정당 사상 최초로 장애인위원회와 성소수자위원회를 세워낸 기억, ‘씩씩한 언니들의 정당’을 꿈꾼 여성 당대표를 당선시킨 기억이 그 이름에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진보정치의 어둡고 아픈 기억 역시 그 이름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물론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실패 이래 우리는 끊임없이 갈라서고 나뉘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진보정치의 영향력이 쪼그라든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마침내 하나가 되어 대선 대응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이름에 담긴 실패의 기억을 오늘의 단결로 덮고, 성공의 기억을 오늘의 열망으로 되살려냅시다.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실력으로 입증해 냅시다

민주노동당의 기억을 공유하지 않는 젊은 당원들께서는 걱정과 우려가 크실 것으로 압니다. 옛 이름이 다시 돌아온 것에 당황스러움도 느끼실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영광의 시절에 매달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당대표로 취임할 때 ‘다시 시작’이라는 구호를 썼습니다.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평등과 해방의 새 세상”을 꿈꾸며 창당한 2000년의 초심은 민주노동당을 모르는 젊은 동지들의 초심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당원 동지 여러분, 대의원 동지 여러분! 정의당이 앞장서 이루어낸 연대입니다. 정의당이 양보와 타협으로 만들어낸 연대입니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 잘 대응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 우리만이 대변할 수 있는 존재들의 절박함을 정확히 마주해야 합니다. 

우리의 고민과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우리의 실력과 열정으로 입증해 냅시다. 5월 2일부터 시작될 당원총투표에서 부디 ‘민주노동당’이라는 임시 당명을 지지해주실 것을, 그리하여 우리가 애써 만들어낸 대선 공동대응의 덩어리가 더욱 크고 단단해질 수 있도록 힘 보태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25년 4월 29일
대표 권영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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