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엄혹한 시대, 4·3의 기억을 이어온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성명] 엄혹한 시대, 4·3의 기억을 이어온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오늘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제주 4·3기록물’ 14,673건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인류가 함께 공유해야 할 ‘세계의 기억(Memory of the World)’을 정해 보존하는 사업입니다. 4·3항쟁의 기억을 세계가 함께 이어가는 매우 의미 있는 결정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왕조실록, 난중일기를 비롯한 조선 시대 기록물과 동학농민운동,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의 중요한 저항 기록들이 이미 등재돼 있습니다. 4·3항쟁은 이제 이 사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인들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물은 진상규명 운동 기록,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와 함께 희생자와 유족들의 증언 기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증언 기록물만 14,601건에 달합니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가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한 기록들입니다.
 
학살의 두려움 앞에서도 용기 있게 항쟁하고 증언으로써 기억을 이어 온 제주도민들이 이룬 성과입니다. 4·3항쟁의 기억이 정권의 탄압 아래 억눌려 있던 엄혹한 시기에도 끈질기게 증언을 채록하고 기억을 계승한 모든 분들께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작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4·3에 대한 애도를 담은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도 선정 근거로 중요하게 언급된 바 있습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선정 또한 세계가 4·3항쟁의 존재를 깨닫고 그 기억을 함께 이어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결입니다.
 
세계는 이미 4·3의 정명(正名)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정작 우리가 망설일 이유도 시간도 없습니다. 국회는 4·3항쟁에 정명을 붙이고 역사왜곡 행위를 처벌하여 희생자들의 명예를 되찾아오는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정의당도 함께 노력하고 기억하겠습니다.
 
2025년 4월 11일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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