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배진교 원내대표, 국가보안법 피해 사례 국회 청취회 인사말
일시: 2021년 11월 30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의원회관 1세미나실
노태우가 죽고 한 달도 채 안 돼서 전두환이 죽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독재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에는 독재자도 없고, 3김도 없습니다. 정말 새로운 시대가 됐다는 걸 새삼 실감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시대의 유물들이 힘을 발휘합니다. 어떤 대선 후보는 그의 빈소에 조문을 가려고 했다가 취소했고, 많은 언론이 전두환을 ‘전 대통령’이라 칭했고, 재벌 후계자들이 빈소에 화환을 보냈고, 그의 발인에 지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보안법도 여전히 건재합니다.
새로운 시대는, 국가보안법 없는 시대가 아닐까 합니다. 독재가 없는 세상에서는 더이상 존재할 가치도, 이유도 없는 것이 국가보안법입니다.
일제의 치안유지법부터 따지면, 자그마치 100년입니다. 그동안 독재자와 권력자들이 치켜든 전가의 보도가 되어 온갖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가두고, 죽여온 국가보안법은 독재자들의 권력 유지와 반대파 숙청에 무한대로 활용되어왔습니다.
이제와서 일부 재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깊숙이 패인 상처에 말뚝처럼 박혀있는 국가보안법을 뽑아내야 청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새 시대를 물려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로 인한 일부 공백은 입법으로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 작은 문제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국가보안법을 끝내고, 또한, 그 죄악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박제해서, 박물관으로 보내야 합니다.
이러한 열망을 담아 국가보안법 폐지 입법 청원이 올라온지 열흘만에 10만 국민의 청원 동의가 있었지만, 지난 11월 9일, 국회 법사위는 국가보안법과 차별금지법 등 국민 청원으로 회부된 법안의 심사기한을 2024년 5월 29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수많은 시민의 간절한 청원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1분 만에 뚝딱 3년 뒤로 미뤄진 것입니다. 자기가 대변해야 할 시민들의 고통도 선거 앞에서는 너무나도 손쉽게 ‘나중’으로 미뤄버리는, 참으로 부끄러운 기득권 정치의 행태입니다.
국회 논의 유예는 쉬웠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유예되지 않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국가보안법을 박제하고, 박물관으로 보내버리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굳게 약속합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증언자 여러분, 오늘 자리를 만들어주신 국보법폐지국민행동, 민화협,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여러분,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모든 참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11월 30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