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혜영 의원, 종부세법 개악안 반대토론에 나서
“종부세 개악, 문재인 정부의 주거안정 공약 믿었던 시민들 배신한 것”
“수많은 서민 대신해 종부세법 개정안 막아달라는 민원 드리겠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정책위원회 의장)은 오늘(31일) 열린 본회의에 상정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이하 반대토론문 전문.
■ 반대토론문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님, 김상희 부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님 여러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입니다.
집값이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주거안정을 외치며
수십차례 내놓았던 부동산정책이 무색할 따름입니다.
집 없는 시민들은 이제 ‘내집마련의 기회’는 커녕
근본적인 삶의 안정을 이룰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이 안심하고 사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한때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시민들은 이제 이렇게 말합니다.
‘그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을 샀어야 했는데.’
이 말들에는 집 없는 서민들의 불안과 좌절,
정부여당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오롯이 서려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런 배신감에는 아랑곳없이
집값이 오른 만큼 집주인들이 당연히 내야 할 세금을
대폭 낮추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지난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과 함께 기어코 통과시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동료 의원님 여러분,
만일 여러분께서 정말로 오늘 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래도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은 좀 다를 거라고 믿었던 수많은 시민들을
두 번 배신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의 주거안정공약을 믿었던 시민들에게
당신들이 너무 순진했다고,
그래도 집은 샀어야 하는거라고
차갑게 대꾸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토록 집값이 치솟은 원인도, 이런 집값을 안정시킬 방법도
한마디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종부세를 완화하는 것은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계속되는 주거불안을 더욱 고조시킬 뿐이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자, 무주택자이자,
오늘 이후의 세상을 한참 더 살아가야 할 청년으로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상황을 지금 당장 더 나아지게 할 수 없다면
최소한 더 나빠지게 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지금 이 자리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종부세를 강화할 수 없다면
최소한 지금 이대로라도 그냥 내버려둬주십시오.
국민들은 지금의 주거불안만으로도 이미 너무나 삶이 버겁습니다.
어쩌면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의원님께서는
집값이 급격히 올라 종부세가 부담 되니 그걸 좀 완화시켜달라는
여러 민원을 받으셨을지도 모릅니다.
집값이 높을수록 이번 개정을 통해 가장 큰 감세 혜택을 누리게 될
강남 서초 송파 3구의 고가주택 소유자들이나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이
각각 1만호 이상 분포해있는
강동, 성동, 양천, 마포 지역의 집주인들로부터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 또한 오늘 이 자리에서 의원님들께 민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뛰는 집값에 덩달아 오른 전월세로
안 그래도 멀었던 회사와 학교에서
더 먼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학생들과 직장인들,
햇빛은 안 들어도 땅 위에는 살았는데
이제는 창도 없는 반지하로, 고시원으로,
춥고 더운 옥탑으로 옮겨가는 청년들,
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막막함 속에서도
국회의원에게 민원전화 한 통 넣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수많은 가난한 서민들을 대신해서
이 종부세법 개정안을 제발 막아달라는 민원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의원님들께서 이 법안이 가져올 여파를
이미 충분히 잘 알고 계시다 생각합니다.
지난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여러 기재위원님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얼굴로
표결에 참여하셨는지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때때로 당이 국민을 저버리고 오직 당만을 위한 선택을 할 때,
그래서 결과적으로 당도 국민도 위하지 못하는 선택을 할 때
그것을 바로잡을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입니다.
이곳 본회의장은
상임위의 합의를 존중하는 최종표결의 장이지만,
때로 상임위의 판단이
진정 시민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 아닐 때
그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장소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님 여러분,
하루하루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이번 종부세법 개정안에 반대투표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미 늦었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못을 바로잡는 힘이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임을
국민들 앞에 함께 증명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지금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