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강은미 원내대표,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오늘은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1993년 봄, 태국의 심슨 인형 공장에서 188명의 노동자가 화재로 사망했습니다.
결코 사고라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보다 인형을 값비싸게 생각한 관리자들이 공장의 문을 걸어 잠그며 발생한 명백한 살인사건이었습니다.
사람의 생명,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 상식으로 자리 잡지 않았던 30여 년 전의 그날은 2021년 한국에서도 매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OECD 산재사망 1위 국가, 매년 10만 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입고 2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하는 국가, 한국입니다. 매일 7명의 노동자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제 끼여 죽은 노동자가 있었고, 오늘 떨어져 죽은 노동자가 있고, 내일 부딪혀 죽은 노동자가 있을 것입니다.
남의 일이라고 외면할 수도, 매일 발생하는 죽음 새로울 것도 없다고 눈 감아서는 안됩니다. 오늘 내가 탄 차를 만들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졌을 수도 있고, 내가 받은 택배를 배송하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나의 가족이, 나의 친구가, 내가 일하다가 죽을 리 없다고 보장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힘들게 제정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산재사망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요?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으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언제쯤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3년 동안 목숨을 걸고 일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그로 인해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사망한 노동자들이 60여 명에 달합니다.
그렇기에 정의당은 오늘도 모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달려나가겠습니다. 수없이 많은 죽음들을 기억하고, 죽음을 불러일으킨 구조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빈틈투성이인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보완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1988년 심슨 인형 공장에서 돌아가신 노동자, 물류창고 화재로 돌아가신 노동자,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노동자, 지하철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노동자, 전부 호명할 수도 없이 산재 사망사고로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4월 28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