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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성소수자위원회,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 퀴어는 어디에나 있다.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
- 가시화는, 존재를 넘어 사회가 변해야 하는 지점들을 드러내는 것에 있다.
- 故김기홍, 故변희수의 삶을 기억하며



오늘 3. 31.은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로, 자신답게 살아가는 모든 트랜스젠더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들이 마주하는 차별의 현실을 알리는 날이다. 

올 해 초, 한국 사회는 드러난 몇 명의 트랜스젠더들과 마주했다. 성별 이분법으로 자신을 정체화하지 않은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대표 故 김기홍, 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전역을 당한 故 변희수 육군하사이다. 

故 변희수 하사는 지난 2019년 11월, ‘의료 목적의 해외여행’이라고 기재된 허가서를 받고 타이(태국)로 출국하여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부대에 복귀해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군은 '심신장애 판정'을 내린 뒤 지난해 1월 강제전역 처분을 내려 군에서 쫓아냈다. 죽더라도 군인으로 죽고 싶다던 변희수 전 육군 하사는 끝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잇따른 트랜스젠더들의 죽음은 이 사회 소수자들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위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소수자 10명 중 9명이 혐오표현을 경험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월 9일에 발표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에는 응답자의 65.3%가 지난 12개월 동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같은 기간 SNS를 포함한 인터넷(97.1%), 방송·언론(87.3%), 드라마·영화 등 영상매체(76.1%)를 통해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발언과 표현 등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이 트랜스젠더는 다양한 영역에서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누구나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지만, 현실에서 성소수자의 삶은 지속해서 위협받고 있다. 특히, 성별이분법적인 주민등록제도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고용, 행정, 재화·용역 이용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故 김기홍, 故 변희수에서 드러났듯이 이 사회는 아직 트랜스젠더들의 차별에 대응하는 법적·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갖고 평등하다는 인권의 원칙은 일상생활 전 영역에서 보장되어야 하고 그 실천이 ‘차별금지법’제정 이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및 차별은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국가에는 이러한 범법 행위를 규제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별금지법이 부재한 현실은 국민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권, 그리고 평등권을 보장하는 헌법 내용에 배치되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에 성별정체성을 명시하는 것은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논바이너리 등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고 차별과 혐오를 방지하는 필수적 요소이다.

2021년 오늘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고 살아가고 싶었던 변희수의 내일이다. 우리는 지난 시기 트랜스젠더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했다.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한국 사회가 이 경험들을 무겁게 받아안고 모든 인간이 존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기를 바란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오늘이, 변희수의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연대하고 적극 행동할 것이다. 


2021년 3월 31일
故김기홍, 故변희수의 삶을 기억하며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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