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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김종민 부대표 외, 제19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19년 9월 19일 오전 10시
장소: 김천 도로공사

■ 심상정 대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농성 관련)
오늘 정의당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비상 상무위원회를 진행합니다. 

오늘은 문재인 정부에 세 가지를 촉구합니다. 첫째, 톨게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이 난 만큼 도로공사와 정부는 직접고용 방안을 마련하는데 조속히 머리를 맞대주기 바랍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복직의 희망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며 오랜만에 따뜻한 추석을 보냈어야 할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열흘째 이곳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최종적으로 내려진 지금 도로공사가 해야 할 일은 그동안의 해고와 핍박에 대해 사과하고 복직을 위한 교섭에 머리를 맞대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폭도로 몰아가려는 탄압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톨게이트 수납업무를 자회사로 보내 조무직이라는 이름 등으로 고용하겠다는 도로공사의 꼼수가 오늘 이 문제를 악화시킨 근본 원인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복직 여부를 판결한 게 아니라 이 수납업무 자체를 직고용해야하는 업무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외주업체에 맡기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의미라고 우리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살려서 자회사를 통한 고용 방침을 철회하고 직접 고용을 위한 협상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저는 오늘 이강래 사장을 만나서 이 문제를 협의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저렇게 출입구를 봉쇄하면서 만날 수 없게 됐습니다. 대단히 유감이라는 말씀드립니다. 과연 이것이 노동존중 사회를 천명한 정부의 공기업인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강래 사장은 공기업의 경영방침이 우리나라 최고법원의 판결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톨게이트 직접 고용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저와 정의당은 이번 국정감사에 이강래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 정의당이 매우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이 비단 톨게이트 문제에 국한되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국정 핵심과제로 추진된 공공부분 비정규직 제로 사업은 궤도를 이탈했습니다. 상시 지속 업무의 정규직화라는 대원칙은 오히려 예외가 되고, 예외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공공부문 기관장들은 정부 가이드라인 핑계만 대고 있고, 실질적인 책임자인 정부는 뒤로 숨어 현장마다 분쟁이 장기화되고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정규직화의 핵심은 차별과 불평등 해소입니다.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는 차별과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일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올해 초 보고서에서 정부 가이드라인이 바로 이점에서 가장 심각한 폐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지난 2년간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평가하고,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정책의 대전환을 이뤄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에 한 가지 더 촉구합니다. 정부는 김용균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 사회 불공정, 불평등의 아픔 맨 앞에 떠올려야 할 사람이 김용균입니다. 김용균은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꿈을 무참히 빼앗긴 수많은 청년노동자들의 이름입니다. 그는 늦은 밤 두 명이 해야 할 일을 노무비 아끼려 한 회사의 작업명령으로 혼자 일하다가 사고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그가 회사의 지시대로 일하다가 참사를 당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위험의 외주화 근절과 정규직 전환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특조위 권고안은 산자부와 원청 발전 5사에 의해 방치되고 있습니다. 매우 유감입니다.

오늘 故 김용균님 죽음의 후속 대책, 그리고 톨게이트 노사문제 등을 위한 정부의 협의가 있다고 합니다. 톨게이트 직접고용 문제와 더불어 고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22개, 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그 권고안이 조속히 실행되어 불공정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의지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정의당은 문재인 정부에 첫째 톨게이트 해고노동자의 직접고용, 둘째 김용균 사후대책의 조속한 실행, 셋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합니다. 이 세 가지 요구에 조속히 응답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관련)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모색되고 있는 시기에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평양공동선언은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가는 남북 종전선언입니다. 

평양공동선언 이후 1년 동안 우리는 많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총부리를 겨누던 남북 군인들이 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도로를 개설하며 군사분계선 위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9.19군사합의를 통해 지상·해상·공중에서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는 조치가 시행됐고, JSA 비무장화, GP 철수, 남북공동수로조사 등으로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앞세워 9.19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적대행위 금지를 목표로 하는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대결과 응징의 시대로 복귀하는 것일 뿐입니다.

정의당은 정부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촉구합니다. 북미정상회담과 별개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남북이 할 일은 남북이 해야 합니다. 정부가 조속히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정의당이 제안했던 남북미사일협상을 포함하여 각종 군사문제들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길 바랍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관련)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발생하며 국민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양돈농장주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정부와 가축방역 당국에 열병의 최초 발생원인과 전파경로를 시급히 파악하고 다른 양돈농가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할 것을 주문합니다. 

언론에도 메르스 사태로부터 얻은 교훈을 살려 선정적인 보도를 경계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조속히 돼지열병 사태가 진압되길 바랍니다. 정의당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진압을 위한 정부 대책에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김종민 부대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농성 관련)
노동자들의 농성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톨게이트가 될 것인지, 노동후퇴사회로 가는 톨게이트가 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지 자신들만이 아니라 전국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질좋은 일자리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더 나아가 민간기업의 비정규직에겐 문재인 정부 하에서 희망이 있을 수 있는가 아닌가를 결정짓는 바로미터입니다.  

이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공공기관 파견·용역직 중 3분의 2나 되는 비율이 ‘자회사 설립 후 직접고용’ 방식으로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야심찬 정책이었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자회사 정규직화’라고 불러야 할 지경입니다. 자회사 모델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된 정책으로 구시대 정책입니다. 또한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수준 낮은 정책입니다. 

사실상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은 파탄이 났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불법파견 대법판결을 이끌었고 사법부의 판결을 그대로 이행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강래 사장은 소송 당사자만을 정규직화 하고, 소송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패소가 뻔한 소송을 강행하는 것은 소송비용 문제만이 아니라 임금 보전 문제 등 매우 무모한 행동입니다. 여기에 무례한 업무복귀 명령까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 행동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강래 사장의 정치적 배경이 한몫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다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역임한 경력이 있어 청와대, 국토부, 정부에서조차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키는 꼴입니다. 문재인 정부 1호 민생정책이 1명의 정치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꼴입니다. 이강래 사장은 당장 손을 떼야 합니다. 이쯤 되면 청와대와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게 나라냐! 외쳤던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건 나라냐! 며 절규하고 있습니다. 정권도 바뀌지만 내 삶도 바꿔야한다며 희망을 걸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꿈은 하나입니다. 바로 정규직화입니다. 전국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곳 김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캐노피 위 농성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곳 농성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발화점이 될 것인지, 정부를 향한 저항의 발화점이 될 것인지의 선택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음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정의당은 이 문제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의당은 함께 농성한다는 마음으로 1500명이 정규직으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장 차별금지법, 인권기본법 총선 이후 추진 관련)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차별금지법, 인권기본법 같은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법안 추진에 대해 소극적이며, 총선 이후 추진하겠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총선을 고려한다는 말에서는 절망감마저 느낍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독립기구입니다.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기관이 정치일정을 중요한 고려요소로 삼는다는 것은 스스로 독립적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로 개탄스럽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 소수자들 인권의 ‘보루’가 되어야지, 권력 눈치보는 권력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염원인 차별금지법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 보수기독교계의 눈치를 보느라 누구하나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할 때 국가인권위가 송곳을 자처해도 모자를 판입니다. 그런데 국회 정치권 눈치 살피는 것은 스스로 종속기관임을 자임하는 꼴입니다. 즉각적인 인식의 전환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의당은 인권단체들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차별금지법 인권기본법 제정, 그 가장 앞에 함께 서 있길 기대합니다. 


(주한미군 기지 반환 입장 관련)
주한미군이 <기지 이전 프로그램> 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요구한 26개의 미군기지 중 15개는 이미 비어있어서, 언제든 반환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번 입장문은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환경오염 정화비용 낼 생각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가져가라는 말로 들립니다. 매우 유감입니다.   

인천 부평 캠프 마켓 일부에서 발견된 다이옥신 오염 정화 비용이 6백억 원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의 오염 정화 비용이 얼마가 들지 아무도 모릅니다. 많게는 수조원이 들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기름유출, 고엽제 매립, 오염수 방류 등 주한미군이 수 십 년간 환경오염 무시한 채 우리 땅을 막 썼다는 것은 증거자료가 넘쳐납니다. 특히 얼마나 오염 됐는지는 측정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성역의 땅이 바로 미군기지입니다. 

용산미군기지의 주소를 캘리포니아로 표기할 정도의 오만함은 익히 알고 있지만 환경오염 정화비용 만큼은 우리 정부가 양보해서도 양보할 수도 없는 사안임을 명확히 밝혀둡니다. 우리는 전세 사용하고 이사 갈 때 원상복구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환이라는 것은 원상복구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국제 기준인 오염자 비용 부담 원칙에 따라 주한미군측은 오염 정화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또한 즉각 전국의 미군기지 오염 실태조사를 위해 기지를 공개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한 즉각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하길 촉구합니다.

■ 추혜선 민생본부장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농성 관련)
어제 김천의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증언한 인권침해의 실태가 참담할 지경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을 가진 나라에서 노동자들에게는 왜 이렇게까지 가혹한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농성 중인 노동자 대부분이 여성임에도 도로공사 측은 생리대 반입조차도 막고 있습니다. 전기를 끊고 차단막까지 설치해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좋지 않은 위생환경으로 감기와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농성장을 봉쇄하고 노조원의 출입과 물품반입을 막아 혈압약, 당뇨약처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이 필요한 이들은 심각하게 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언론의 출입을 통제해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정부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아 괴롭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철학입니까? 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약물 반입과 제대로 된 병원 진료를 보장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로의 전환이라는 ‘영속적인 차별’을 허용해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양질의 여성 일자리 문제입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책임지고 풀어야 할 이유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농성장에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농성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문제를 분명히 짚을 것입니다.

2019년 9월 1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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