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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김종민 부대표, 7차 상무위원회

심상정 대표 “한일관계 위기에서 안전·환경·노동 규제 완화 움직임 우려… IMF 극복 반면교사로 삼아야, 양극화 심화 오류 반복해선 안 돼”
"日 소녀상 전시 중단, '표현의 부자유' 증명한 꼴… 민주주의 훼손하고 시민사회 자존감 해치는 자해행위"  

윤소하 원내대표 "미국의 중거리 지상발사 미사일 한국 배치, 결코 안 될 얘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단호하게 실천해야“

김종민 부대표 "위안부 할머니 별세 애도… 일본 공식적 사죄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일시: 2019년 8월 5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한일관계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 관련)
정부·여당이 일본 정부의 경제 침략을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제2의 국난으로 규정하고,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이번 사태에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정의당도 일본 정부의 도발을 막고 과거사·경제·안보에 있어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방향이 문제입니다. 한일관계 위기가 발생하자 정부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안전·환경·노동에 대한 규제 완화인 것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주말 사이 여당의 원내수석부대표는 300인 미만 사업장의 52시간제 도입 시기를 늦추는 법안을, 그리고 여당의 정책조정위원장은 고소득 전문직을 주52시간제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곧 발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는 국민 통합으로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양극화 사회가 됐다는 뼈저린 교훈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IMF 외환위기 극복 의지는 되살리되 정책 방향은 반대로 가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외환위기 시 국민들은 자발적인 금모으기 운동 등 순수한 열정으로 외환위기 극복에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위기를 야기한 당사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못하고 모든 고통을 국민들이 감당했습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공적자금을 만들어 재벌·대기업·부동산을 떠받쳐 결과적으로 재벌 지배력은 더 강화됐습니다. 반면, 국민에게는 고통분담론을 들이밀며 정리해고법과 파견법을 통과시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일자리 잃은 사람은 영세 자영업자로 대거 전환되었습니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입니다. 현재의 극단적 양극화는 이미 그때 시작된 것입니다.

이번만큼은 이와 같은 오류가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외환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경제 위기를 명분삼아 노동·환경·안전 등 절박한 시대정신의 과제들을 다시 희생시킨다면 거꾸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선한 에너지를 과감한 경제 개혁의 동력으로 삼기 바랍니다. 재벌구조를 과감히 개혁하는 경제민주화와 중소상공인을 주체로 세우기 위한 공정경제 실현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담 때에도 이와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정부가 재계의 주52시간제 무력화, 착한 규제 완화 요구 등의 무분별한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국민들은 대통령이 핵심 국정기조로 제시한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와 ‘노동존중 사회’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소녀상 전시 중지 관련)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일방적으로 중단됐습니다. 전시회 제목이 ‘표현의 부자유·그후’인데, 그야말로 ‘표현의 부자유’를 증명해보인 꼴입니다.

주최측은 일본 시민들의 항의와 협박이 쏟아졌기 때문에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의 압박이 더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보조금 지원 중단 발언이나,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의 공개적인 전시 중지 요청, 심지어 독일에서 전시되고 있는 소녀상까지 철거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사실 등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경제로, 경제를 다시 안보 문제로 연계하더니, 이제는 시민사회와 문화예술 분야까지 전방위적 극한 대치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강력한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표현의 자유마저 침해하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결국 일본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시민사회의 자존감을 해치는 자해행위가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내일 광주, 모레 부산 등 전국을 돌며 국민적 의지를 모아낼 계획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민주주의자인 우리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이번만큼은 일본 정부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아베 정부가 이를 하루속히 깨닫고 평등하고 상생하는 한일관계의 길로 나아가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미국 중거리 지상발사 미사일 한국 배치 관련)
미국이 미·러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직후, 미국의 에스퍼 국방장관이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의 INF가 금지했던 미사일을 아시아에 새로 배치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에스퍼 장관은 미사일 배치 희망국가에 대해서는 ‘동맹국들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돌려서 표현한 것으로서 대단히 우려되는 일입니다. 비록 에스퍼 장관이 ‘핵탄두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라고 덧붙였으나 이러한 미사일 배치 자체가 동북아시아 안정에 새로운 위협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 배치를 둘러싸고 우리 국민들은 첨예한 대립을 겪었으며, 중국으로부터 유무형의 경제적 보복을 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우리를 더욱 더 위험에 빠트리는 일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일 군사보호협정 파기 촉구 관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에 대한 검토를 오는 24일까지 마쳐야 합니다. 애초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서로에 대한 안보 신뢰 속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해 핵심품목 수출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단행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대 세계에서 경제 공격은 직접적인 무력공격 다음의 가장 큰 안보위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의 안보 신뢰를 전제로 하는 GSOMIA를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일부에서 GSOMIA를 파기할 경우 실익이 적다는 반론을 하고 있으나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마저도 취하지 않을 경우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일본이 신뢰를 저버린 상태의 개선이 없을 경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없다면 오는 24일 GSOMIA 연장을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 김종민 부대표 

(아이치 트리엔날레 소녀상 전시 중지 관련)
일본이 이제 인권 후진국, 민주주의 후퇴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경제와 안보의 파트너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면, 이번 소녀상 전시 금지 행위는 스스로가 인권 후진국이며,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마저도 국가가 통제하는 민주주의 후퇴국임을 선언한 꼴입니다. 강하게 규탄합니다. 

특히 전시 중 작품에 대한 불허 결정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스스로 예술을 정치에 가두는 파렴치한 행동을 일본 정치권 스스로 자행한 꼴입니다. 관방장관을 포함한 일본 정치권 인사들이 전시 금지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더욱 심각해졌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국가권력에 의한 예술 검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최근 일본 대사관이 독일의 한 전시관에 공문을 보내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제 국제적인 인권후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려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 또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 20명의 할머니들만 살아계십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제침략의 계기를 전환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정의당은 65년체제청산위원회를 제안했습니다. 경제적 대책만이 아니라 한일 관계의 역사적 청산, 한국사회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중요한 전환의 계기입니다. 정부는 경제에 국한된 방어적 대응조치를 넘어, 다자간안보체제로의 전환, 적극적인 친일청산 등으로 일본과의 대등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위한 포괄적이며 과감함 행동의 전환에 나서길 촉구합니다. 정의당도 늘 함께할 것입니다.  

2019년 8월 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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