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심상정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여야 3당 간 합의로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통보를 받았습니다. 쉬운 말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2018년 10월 정치개혁특별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8개월 만의 일입니다.
저는 지난 8개월 동안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보셨듯이, ‘선거법 개정은 개헌보다 어렵다’는 말처럼 그동안의 과정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부당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럼에도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전향적인 태도로 여야 4당 합의안을 만들어 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무도한 폭력과 불법을 뚫고 법적 절차에 따라 마침내 패스트트랙에 상정시켰습니다.
끝없는 인내와 도전의 시간이었습니다.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선거제 개혁은 어떤 경우에도 좌초될 수 없습니다. 저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희생양이 될 수도 있고 팽당할 수도 있습니다. 자리에 결코 연연하지 않습니다. 저는 선거제도 개혁을 완수하는 길이라면 그 어떤 고통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여야 3당 합의는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의 교체를 집요하게 요구해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떼쓰기는 선거제도 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야 3당의 합의는 자유한국당의 집요한 요청과 떼쓰기가 관철되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까지 추진되어온 선거제도 개혁이 표류하지 않을까, 후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계십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거제 개혁을 위해 8개월 동안 공조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떼쓰기에 굴복하기 전에 패스트트랙까지 태워진 선거제 개혁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를 여야 4당과 먼저 협의했어야 합니다.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함께 합의안을 만들고 패스트트랙을 태운 국민들께 선거제 개혁을 확실하게 이행하겠다는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저는 미리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가 무엇인지, 앞으로 여야 4당 공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주기 바랍니다. 민주당의 입장과 협의를 기다리겠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정치개혁을 열망하고 지지하는 국민의 명령을 끝까지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