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여성위원회, 자기 부정의 정치를 거듭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고한다.
우리당 윤소하 원내대표 연설 중 고작 3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민주주의 수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원내대표 100일만에 밑천이 드러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기존재를 부정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이간계를 통해 갈라치기 정치를 일삼고 있다.
대표적인 자기 부정의 정치는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위헌적 발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004년 한나라당 비례국회 의원으로 17대 국회에 등장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 역사를 살펴보면 1948년 제헌의회선거에서 여성은 아무도 당선되지 않았다. 이 상황을 당시 박순천 의원은 "홀아비 국회"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 후로도 여성 정치 참여는 겨우 2~3%에 머물다가 2000년 제16대 국회에서 여성이 5.9%의 비율로 진출했다. 비로소 여성 국회의원이 10%대에 진입한 것은 2004년 17대 국회에서 13%였고, 현재 20대 국회에서 17%가 최대 수치이다.
여성 의원이 그나마 10%대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진보정당의 뿌리인 민주노동당의 노력으로 1인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정치적 개혁의 첫 수혜자중 하나가 나경원 원내대표임은 팩트이다. 선거 제도가 변화되는 만큼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적 시민권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비례대표제를 없애자고 강변하며, 본인이 이용했던 사다리를 걷어차려 하고 있다. 이 무슨 놀부 심보인가?
대한민국이 성별격차가 큰 나라로 지목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성의 낮은 정치 참여이다. 남녀동수 정치 시대와 동등한 정치 참여를 위해서는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연동형비례대표제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역사적 진보이고 여성 정치 참여의 위대한 정치개혁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중대한 시기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후퇴시키는 반(反)여성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 지금 버닝썬, 장자연 리스트, 김학의의 3대 성폭력 게이트로 온 나라의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여성의원으로서 여성의 인권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무엇 하나 기여하고 있는지 부끄럽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삶의 변화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으면서 여성의 날이라고 장미꽃 퍼포먼스만 하면 되는지 성찰하길 바란다.
여성에게 장미꽃을 주는 은유적 의미는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고 연대하겠다는 뜻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정치개혁을 위한 노력에 훼방꾼이 되지 말길 바란다.
2019년 3월 21일
정의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