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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인권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최근 ‘교권 신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 여러 자극적인 사례들이 많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모든 학생들이 소위 싸가지 없이 교사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매도한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교권 신장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권 신장을 위한 대책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대두되며 경기도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발의되었다. 추락한 교권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학생들의 인권을 깎아내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는 대단한 조례가 아니다. 단순히 ‘때리지 마세요’, ‘이유 없이 차별하지 마세요’, ‘사생활을 보호해 주세요’ 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조례가 어떻게 교권을 침해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말인가. 

이러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는 단순히 독재정권처럼 공포정치하에서 학생들을 억누르며 학생들을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조용한 학생’으로 만들 뿐이며 실질적인 교권 신장 대책 없이 학생인권을 깎아내림으로써 교권이 상대적으로 올라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다시 ‘맞는 것이 당연한 사회’로 돌아가는 것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민법에서의 징계권 폐지와 정확히 반대로 가고 있는 행태라고 여겨진다.

교권과 학생인권은 시소와 같이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구조가 아니다. 인권을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누군가의 인권을 깎아내림으로써 누군가의 인권을 올린다는 해괴망측한 발상을 그만두고 교권 신장과 학생인권 모두 신장할 대책을 찾길 바라며, 수십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피땀으로 만들어낸 지금의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여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과오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2023년 12월 10일 정의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권한대행 서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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