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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원 인터뷰] 이제경당원③ :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하기

[당원 인터뷰] 이제경 당원③

정의당 강원도당은 당원의 목소리를 받아안고 또 전하기 위해 당원인터뷰를 기획하였습니다. 첫번째로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제경당원을 만났습니다(이제경당원 인터뷰는 3부로 나누어 게시합니다)

*인터뷰어: 강원도당 사무차장 이효성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하기

 

- 당의 존재가치를 뚜렷하게 제시해야

- 민주사회주의로, 협동의 세상으로

- 유토피아를 지금 여기에서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사실 지금까지 제가 말한 정의당이 지역과 밀착해야 한다는 얘기는 방법론적인 거잖아요. 이 부분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가치에 대한 부분을 뚜렷하고 명확하게 하면 좋겠어요. 정의당의 존재의의, 가치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당을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무엇을 추구하는지 모호한 점이 있다는 말씀이네요.

네. 무엇을 추구하는 지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까 당을 설명할 때 양당체제가 되면 안 되니까 찍어달라는 말만 하게 돼요. 우리는 오래전부터 버릇처럼 이 말을 해왔지요. 물론 양당체제가 되면 안 된다는 말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여전히 있는 거긴 해요.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계속 말을 하기에는 보통사람들하고 만났을 때 설득하기가 어려워요. 우리당의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지향을 가졌는지에 대해 조금 더 잘 보일 수 있게 정립을 해야 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웃음). 솔직히 말하면 분명한 정체성을 말한다고 할 때 예를 들어 우리는 조국을 찬성한다, 또는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또 우리는 민주당하고 같이 해야된다 또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대안세계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말이 또 두루뭉술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자본주의 그 너머의 세상을 봐야 합니다. 지금 기후정의가 중요한 이슈로 올라오고 있는데 기후정의의 결론은 사실 반체제, 반자본주의로 가야한다는 거잖아요. 자본주의 너머를 상상하고, 자본주의 다음의 세계로 나아가야 인류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게 기후정의운동의 중요한 지점이죠.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한 자본증식을 위한 끊임없는 개발로 환경은 파괴되고, 사회불평등은 더 심해지는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시는 거군요.

말하고 나니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말해야 할 것 같고…. 쉽지 않네요. 갑자기 우리 당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웃음). 지금의 체제는 지금과 같은 경제 성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생존이 더 불가능하다는 걸 확실하게 인정 한 다음에야 다음세계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림: '기후위기와 자본주의(조너선 닐 지음, 김종환 옮김. 책갈피출판사)' 책표지 그림. 달러화폐를 배경으로 대기업 빌딩들이 있고, 빌딩들을 밑에서 지탱하는 지구가 아이스크림처럼 녹고있다)




(사진: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한 시위모습. 신발들이 줄맟추어 늘어서 있고 한 신발 앞에 '자본주의가 지구를 죽인다. 자본주의가 인간을 죽인다' 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있다. 피켓에는 많은 양의 매연을 배출하는 공장이 지구를 삼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우리당은 어떤 지향, 어떤 가치를 주장해야 할까요?

아, 이거 조금 말려드는 것 같은데... 사회주의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민주적 사회주의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본주의에서 더 희망을 발견할 수 없고 자본주의의 폐해로 인해 살아갈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의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현재의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경제체제이면서 동시에 생활양식을 지배하는 정치 체제가 되었잖아요. 교과서에서 배우기로 정치나 사회를 규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이고,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로 규정한다고 배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오늘날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가 경제체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전반을 통제하는 사회로 계속해서 가고 있어요.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잠식당하고 있는 거지요. 이런 상황에서 자본주의를 극복하지 않는 한 다음의 정치체제를 구성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정의당이 정치개혁을 계속 외치고 있고, 온전한 사표 없는 선거 체계, 선거 방법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세상이 바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3%의 지지율로 들어갈 수 있는 의석을 온전히 보장받는다고 해서 그게 사회변화에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사회와 정치의 전반을 잠식하고 있는 자본주의를 걷어내지 못하면 정치 체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요원하겠지요.


끝없는 성장, 끝없는 탐욕으로 자본에 대한 개인의 무한한 자유를, 탐욕적 자유를 완전히 허용하는 이 세계를 통제하고, 경제를 협동의 개념으로 재편하면서 자본주의 너머의 세상을 상상해야 합니다. 정치를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고민하면서 민주적인 사회주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정치개혁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체제는 그대로 둔 채 지금 상태에서 정치개혁을 이야기해 봐야 큰 효과가 없다고 봅니다. 정개특위에 있는 심상정 동지를 응원하지만, 국회 내에서 정개특위 하는 것만으로는 개혁을 이뤄내기 힘들다고 봅니다.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 바로 서려면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당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민주당하고 국민의 힘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우리가 똑같이 반복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들의 말이 우리의 비전과 대안이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아, 너무 말을 많이 한 것 같아요(울상).



(사진: 심상정 정개특위위원장, 김종민민주당간사와 위원등 정개특위 회의장에 입장하려하자 자유한국당 장재원, 정진석의원 등이 막아서고 있다[오마이뉴스 자료사진(19.4.26)])



전혀요.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유토피아를 작게라도 구체적으로 해봤으면 좋겠어요. 구호, 정치적 주장을 넘어서서 지역사회에서 작은 단위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그 모델을 당 차원에서 같이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요. 예를 들면 제가 속한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에서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게 있는데, 원주 안에서 민주노총이 나서서 노동공제를 해보자고 하고 있어요.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윤정부는 그 해결법으로 모든 사람을 비정규직화해서 하향 평준화시키겠다, 그렇게 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식이에요. 모든 사람을 2층으로, 또 1층으로 끌어내리는 거죠.

그러나 민주노총과 노동운동 안에서 또 우리 지역 지부가 고민하는 방식은 노동자 간 호혜의 관계로 조금 더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내어놓으면서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기 힘든 분들에게 다가가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 설거지하시는 분, 배달하시는 분, 아파트 경비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노동조합조차 하기 힘들거든요. 식당에서 노동자가 노동조합한다고 하면 사장은 그냥 폐업신고하고 다른 데 차리면 그만이에요. 아니면 폐업하고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식당을 또 차릴 수도 있겠지요. 작은 공장들도 마찬가지죠.

사측과 집단적 노사관계로 투쟁을 해서 얻어낼 수 있는 방향이 어려운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나온 노동공제를 잘 해보면 좋겠어요.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동지적 마인드로 공제금을 내어주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노동자들이 당장 신용대출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비 200만 원 300만 원이 부족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겠지요.

사실 아르바이트 하다보면 명절에 회사에서 회사원들에게 주는 선물 한 상자가 부러울 때가 있잖아요.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못 받는 거요. 이런 것을 공제회에서 마련해 준다든가 하면서 연대를 넓게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가 가진 우리의 힘으로 잠재적인 유토피아를 직접 한번 만들어 보는 거죠.

노동공제는 하나의 예시이고요, 우리가 구호로 내거는 것들을 지역의 작은 차원에서 실현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고 모여보고 시도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 구호가 단순히 그냥 시끄러운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무시당하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우리가 가진 이상을 우리 주변에서부터 직접 실천해보는 정의당이 되기를 저도 바랄게요!




(사진: 노동공제연합 풀빵 2기 노동공제교실 단체사진. 노동자들이 그려진 풀빵노동공제교실 현수막을 중심으로 참여자들이 모여 한손으로 주먹을 쥐는 포즈를 한 채 단체사진을 찍고있다[노동공제연합 풀빵 페이스북 자료사진])


(사진: 이제경당원이 나무를 가득 담은 지게를 지고 지팡이를 짚고 활짝 웃으며 시골길을 걸어가고 있다)


 

(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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