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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당원 인터뷰] 오석조당원①: 화려한 조명을 자신에게 비춘 조명스탭

 [청년당원 인터뷰3] 오석조당원①

정의당 강원도당 청년정치기획단은 청년당원의 목소리를 당 내외에 알리기 위해 청년당원인터뷰를 기획하였습니다. 세 번 째로, 춘천 구도심 상권 육림고개를 활성화시키고, ‘퇴사종용페스티벌’, ‘존버했어오늘도’ 등 청년의 시선으로 많은 지역행사를 기획한 협동조합 ‘판’ 이사장 오석조 당원을 인터뷰했습니다(오석조당원 인터뷰는 3부로 나누어 게시합니다)

*인터뷰어: 강원도당 부위원장 이효성

 

 

화려한 조명을 자신에게 비춘 조명스탭

 

 

“조명일 3년...무대를 비추는 것보다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왜 친구들이 지역을 떠날까?”

“청년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 협동조합 ‘판’을 만들었어요”

“가장 순수한 기획은 기획을 하는 친구들의 ‘결핍’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자기소개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춘천에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춘천에서 살아갈 춘천 청년 오석조입니다. 축제기획을 하고 있는 협동조합 ‘판’과 강원도 청년네트워크인 사단법인 ‘강원살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판’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원래 역사를 전공했었어요. 초기 한성백제를 공부하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지요. 그런데 선배를 잘못만나서 노래패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한림대 사학과 민중가요 노래패 ‘들녘’이라는 곳이에요. 민중가요를 접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보았어요. 역사공부보다는 학생회 활동에 치중하게 되었고 결국 대학 졸업 즈음엔 꿈이 바뀌었어요.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이즈음 수업 서평숙제로 ‘딜리셔스 샌드위치’ 라는 책을 읽었어요. 문화경제와 관련한 책인데, 문화가 돈이 되고 문화를 통해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공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사진: 오석조 당원이 한림대 사학과 학생회장 때 인문대 MT 가서 찍은 사진. 학생들이 모여있고 이 중 한 학생이 '민중사학'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 민중가요 노래패 '들녘' 시절 오석조 당원의 공연 사진. 오석조 당원이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고 있다)



(사진: 책 "딜리셔스샌드위치" 표지. DELICIOUS SANDWICH 가 크게 쓰여있고, "스티브잡스는 알았고, 빌 게이츠는 몰랐다"는 문구도 적혀있다.)

 

졸업과 동시에 한 극단에 들어갔어요. 극단을 선택한 이유는 춘천에서 유일하게 문화예술 관련된 사람을 뽑는 곳이 그 당시 극단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극단에서 조명 일을 3년 정도 했어요. 무대를 비추는 일을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 ‘무대를 비추는 것보다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무대에 어떻게 설 수 있는지 고민했어요. 배우는 자신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내가 그래도 선배를 잘못 만났지만 노래패를 통해서 공연을 많이 해 봤으니까, 거리, 아스팔트, 무대에서 공연을 했었으니까 공연을 한번 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극단 생활을 하면서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친구들이랑 공연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어요. 하다보니 사이드 프로젝트가 극단보다 더 재밌어지는 거예요. 사이드 프로젝트에 집중하려고 극단을 뛰쳐나왔어요. 공연 컨텐츠를 하다가 축제 컨텐츠로 옮겨갔어요.

 

프로젝트를 한창 하다가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이 지역에 안 보이는 거예요. ‘왜 친구들이 지역을 떠날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고민은 사실 문화예술분야 뿐 만 아니라 서울을 제외한 전국이 다 가지고 있는 고민인거예요. 저는 문화예술분야에서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파고들어봤고 여러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그게 뭐냐면, 자기자본 없는 청년이 지역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공공자원을 보조금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도 진입장벽이 있어서 친구들이 지원을 못 받는 거였어요. 그나마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곳이 광역재단이나 기초문화재단인데요, 당시 기초문화재단에서 지원금을 받기 위한 최저조건은 1년 이상 지역에서의 문화예술 활동경력이었어요. 광역은 3년이었고요.

 

‘청년들이 1년이라는 경력을 그렇게 쌓기 힘들까?’ 생각 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좀 바뀌었지만 당시에 춘천문예 주최 행사가 5월이라고 하면 사람을 2월에 뽑아요. 2월부터 행사 준비해서 5월에 행사 치르고 6월에 정산하면 계약이 끝나니 계약기간이 4개월 남짓 되지요. 그러나가 운이 좋아서 9월 인형극제도 맡게 되면 7월부터 준비해서 행사 치르고 11월에 끝나요. 또 4개월이죠. 청년들이 진득하게 1년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는 거예요. 비정규 근로형태만 많은 거죠.

 

청년들은 축제가 아니면 자기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단기경험을 한 후 이 경험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사람을 많이 뽑는 서울 쪽으로 가서 취직을 해요. 이렇게 지역에 있는 청년들이 서울로 가면, 다시 지역에서 사람을 뽑으려고 할 때엔 지역에 사람이 없으니까 서울에서 사람을 내려요. 그럼 또 단기로 있다가 가고. 이렇게 지역문화예술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는걸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청년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 협동조합 ‘판’을 만들었어요. ‘판’을 통해 이 친구들이 경력을 만들어 취직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판’에서 직접고용을 할 수도 있겠죠. 취업을 연계시켜 준다거나 창업을 지원해 주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요.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커다란 문제는 사회 전체의 문제이지만, 춘천이라는 지역에서 문화예술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만이라도 협동조합 ‘판’을 통해 인큐베이팅 되면 좋겠다 싶었어요. 2016년에 시작했고 5년차에 접어들고 있어요.
 


(사진: 협동조합 "판"에서 일하는 일꾼들 11명의 사진. 윗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오석조 당원이다.)

 


특별히 협동조합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세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가장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했어요. 선배들을 통해서도 협동조합 운동 형태가 가장 좋은게 아니냐 하는 걸 무의식적으로 배웠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2012년도부터 협동조합 바람이 불었고, 창업 전까지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 중에 협동조합 형태로 활동하는 팀들이 많아서 영향을 받았어요. 협동조합이 사회적 경제 아닌가 하는 고민도 했었고요. 세 번째는 문화예술분야야 말로 트렌드를 읽으면서 가야하는데, 그러려면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의견개진에 맞는 조직형태인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문화예술경력이 십년이 되고 신규직원이 일 년이라고 해도 제가 신규직원보다 고루한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내가 정답이 아닐 수 있는 거지요. 정리하면, 무의식적으로 협동조합 형태가 끌렸던 게 하나 있고, 주변에서 협동조합 하는 걸 많이 본 것도 있고, 문화예술 분야의 특수성 때문에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협동조합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을 해보시니 어떠세요?

 

사실 쉽진 않아요. 의사결정이 민주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가는 과정이잖아요. 숙의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건 강력한 리더십으로 끌고 가는 것만큼 속도가 안 나잖아요. 그래도 느린 만큼 단단하게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속도는 느리지만 한번 결정되고 나면 빠르고 단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 건 좋지요. 예전에 생각했던 협동조합의 이상에 비하면 현실에서 어려운 게 많은데 그래도 할 때 까지는 해봐야죠.

 

 

 

협동조합 ‘판’의 이름으로 하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춘천마임축제, 춘천인형극제, 연극제,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같이 기존에 만들어진 축제 대행은 많이 하고 있고요, 판의 이름으로 했던 축제로는 2016년 육림고개에서 한 ‘주지육림’이라는 행사가 있어요. 지금은 육림고개 상권이 활성화 되어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어요. 2016년 육림고개에 청년몰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춘천문화재단에서 예산을 받아 축제를 만들어냈어요. 2017년에는 ‘들깨페스티벌’을 했어요. 화천에서 농사짓고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짓는 들깨 밭을 캠핑페스티벌로 만들어서 축제를 만들었어요.

 

2018-19년에는 ‘퇴사종용페스티벌’을 했어요. 가장 순수한 기획은 기획을 하는 친구들에게서 나오는 결핍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퇴사종용페스티벌을 진행할 당시 제 나이가 32살이었어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청년들의 고민, 결핍이 뭘까 했을 때 진로와 자기 확신, 그러니까 취업, 결혼, 육아와 같은 걸 생각하면 고민이 많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중에서도 취업을 앞두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도는 얘기로, “기쁜 마음으로 취직을 해서 첫 출근을 한 날에 점심 먹고 들어오면서 사표를 쓴다”는 얘기가 있어요. 직업,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고민이 많은 거지요. 그래서 2018년 퇴사종용페스티벌 때에는 대나무 숲을 컨셉으로 했어요. 직장과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들, 불만들, 불확실성들을 같이 모여 얘기해보자는 취지였지요.

 

작년에 만들었던 퇴사종용페스티벌 시즌2는 ‘존버했어 오늘도’란 컨셉으로 치렀어요. 퇴사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어 카드 값이 밀렸거나 대출금을 갚아야 하거나 덕질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거나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요. 사실은 우리 각자가 다른 이유들 때문에 회사에 남아있는거지 절대 회사가 좋아서 남아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건물 1층은 사용자 입장에서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2층은 노동자 입장에서의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를 전시하고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형태로 작업했었어요.

 
(웹자보: '판'에서 기획한 청년페스티벌 행사 포스터들.
"퇴사종용페스티벌 직장인 대나무숲": 이 제목에 사람들이 대나무를 잡고 올라가 있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2017 들깨페스티벌 괜찮은 구석": 이 제목에 사람들이 들판에서 흥겹게 노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2016 무한청춘페스티벌 주지육림": 이 제목에 육림고개에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노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퇴사종용페스티벌 존버했어 오늘도": 이 제목에 직장인이 아주 큰 서류더미에 눌린 채 힘겹게 버티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환경페스티벌 지구사이": 이 제목에 한 여성이 잎이 많은 식물에 둘러싸여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판’은 지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재미있게 기획해서 지역에 메시지를 던지고, 이것을 함께 만들 지역의 문화 인력을 키우는 일을 해요. 무엇을 전통적으로 기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즐거워하자며 만든 축제에서 굉장히 많은 쓰레기들이 만들어지는 걸 봤어요. 우리는 지구와 함께 살아가려 했는데 우리 축제가 오히려 이 지역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쓰레기 없는 축제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구의 날 때 환경페스티벌 ‘지구살이’라는 축제를 만들었어요. 올해엔 환경페스티벌 시즌2로 비건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어요. 환경문제 안에는 먹거리문제나 동물권 문제 같이 여러 문제들이 얽혀 있잖아요. 이러한 여러 문제들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어요. 채식주의의 여러 유형을 보여주고 비건 체험도 할 수 있게 해주고, 채식주의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분들을 위한 포럼도 열고 세미나도 열어서 여러 문제들을 많은 이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얘기해보는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진: 오석조당원이 카카오프렌즈 라이언(RYAN)을 배경으로 한 채 의자에 앉아 어딘가를 보고있다. 손에는 목장갑을 들고 있다.)



(1부 끝. 2부는 다음주에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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