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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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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비어있는 부산시의회 방청석은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이번 부산시임시의회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장애인위원장님과 함께 보건복지위원회 모니터링을 하기로 해서, 시작 전에 서둘러 복지환경위 회의실로 갔다.

갔더니 의아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회의장 가까운 테이블 맨 왼쪽엔 '방청석'이라고 파란 바탕에 흰 글씨가 뚜렷했고, 그 앞에는 의자가 없이 빈 공간이 덩그러니 있었다.

그 바로 뒷줄에 장애인위원장님이 계셨다. 위원장님은 날 보고선 “저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했는데 앉지 못하게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시금 방청석이라는 팻말과 빈 공간을 바라보았다. 즉시 담당 부서 담당자를 찾아갔다.

“여기 자리가 비었는데 휠체어를 탄 시민이 여기에 앉으면 안 되나요?” 담당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요청자인 우리 두 사람이 아니었다. 의아하게도 방청석 옆자리에 앉은 한 중년 남성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그 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우리 둘을 흘깃 보더니 그러라고 했다.

참고로 나는 당을 드러내는 색과 글자가 선명한 점퍼를 입고 있었다. 더 이상한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그 중년 남성은 담당자에게 이 책상을 떼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자신이 그 책상을 떼려고 밀어보더니 안 떨어지자 주먹으로 책상을 쾅쾅 내리쳤다. 두 차례에 걸쳐 6번 이상. 그런 일이 있고서야 ‘비어있는 방청석’에 시민이 앉을 수 있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와 함께 모니터링을 하던 우리는, 회의를 조용히 모니터링하고 나서도 한동안 회의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묘한 기분을 떨치기 힘들었다. 한 공무원이 다가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우리는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우리 명함을 드렸다. 그 날 저녁 모르는 번호가 떴다. 받아보니 자신이 그 옆자리에 앉아서 책상을 두드린 공무원이라고 한다.

아, 그 자리는 물어보니 팀장급이 앉는 자리라고 했다.

그때와는 다른 표정이 그려지는 목소리로 ‘장애인이시라서 넓고 편히 앉으라고 책상을 떼려고 했다’고 말씀하셨다. 글쎄, 그 자리를 떼면 옆에서 자료집을 넘겨주던 내 자리가 없어졌을텐데, 그 공무원은 책상을 떨어뜨리고 나서 멀리 손을 뻗어 직접 자료집을 넘겨주셨을까? 당사자인 장애인위원장님은 기분이 어떠하셨을까? 위원장님은 책상을 두드린 공무원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하셨다.

그러나 처음부터 빈 테이블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한 담당 공무원의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다. 왜 비어있는 자리에 시민이 앉지 못하게 했을까? 왜 비장애인인 정당인이 와서 요구하자 옆자리 공무원에게 허락을 구했을까? 부산시의회와 부산시공무원이 단지 장애인을 무시한 것일까, 우리 시민을 무시한 것일까. 

                                                                          한정희 정의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

한정희 정의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 igents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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