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학생들의 꿈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경성대학교 4개 학과 폐과 강행에 부쳐


경성대학교가 무용학과와 정치외교학과, 교육학과, 한문학과 4개 학과의 폐과를 사실상 확정했다. 부산지역 대학의 인문학과 문화예술 전공 학과의 폐과 문제는 작년 연초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논란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정의당 부산시당 청년위원회는 경성대 4개 학과 학생들의 몸부림을 무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성대학교는 “심의위원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 신변의 위협을 느껴 회의를 개최할 수 없다”며 평의회 개최를 연기하였다가 학교 밖에서 기습적으로 개최해 원안 심의를 종결하였다. 학교는 폐과 당사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수렴하지도 않고 도리어 모욕감만을 안겨 주었다. 심의위원들이 느꼈다는 ‘신변 위협’이 설 곳을 잃은 학생들의 공포감만큼이나 크겠는가. 

대학에서 인문학과 문화예술 전공 학과들은 구조조정 1순위이다.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의 이면에는 교육부가 있다. 교육부는 지원금을 당근으로 삼아 대학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산업수요와 맞지 않는 대학교육과정을 개편해야한다는 방침 아래,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물론 대학 구조 개편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 사회 내의 ‘취업률 만능주의’는 학문 그 자체를 경시하고 대학의 본질 자체를 잃게 만든다. 

낮은 취업률 문제는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이 대학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어도 안된다. ‘고용’이라는 제1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기업과 한 해 동안 2조가 넘는 예산을 고작 인턴 확대와 직업 훈련에 쏟아 부은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 지금의 대학 구조조정을 보면 ‘노동개혁’이란 명분으로 저성과자 해고를 강요하던 정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취업률이 낮은 ‘저성과’ 학과와 학생들을 잘라내고 있다. 학문의 전당뿐이 아니라 꿈과 자기실현의 전당이 되어야 할 대학이 학생들의 꿈을 구조조정 하고 있다.

정의당 부산시당 청년위원회는 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신라대학교 교정을 벗어나던 총장의 차량을 막아서고 폐과 반대 구호를 외치다 이내 주저앉아 울었던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의 모습이다. 자신의 꿈을 빼앗기듯 품에서 그대로 내어 놓아야 하는 아득한 절망감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폐과 그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꿈을 키워온 노력에 대한 가치와 존중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꿈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통계 지표 아래 갇힐 수 있는 삶은 없다. 정부 교육당국은 자유한국당 정부의 ‘노동개혁’식 구조조정을 멈추고, 부실 사립대의 국공립대화 등의 방식을 통하여 학문 특성을 고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경성대학교는 일방적 폐과 추진을 중단하고 당사자 학생들과 학부모를 포함한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논의의 첫 단추부터 다시 시작하라. 정의당 부산시당 청년위원회는 경성대학교 학생들의 싸움과 근본적인 대학 구조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2017년 3월 30일
정의당 부산시당 청년위원회(위원장 이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