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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공감 6호] 나의 삶, 나의 생각 - 어꺠의 인문학, 오십견의 심리학

어깨의 인문학, 오십견의 심리학


 

고영태 전주시위원회 당원
 


링컨 대통령은 관료를 선발할 때 관상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 40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그의 말은 유명합니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발탁하지 않는 이유로 한 말이라고 합니다. ‘얼굴의 책임감’ 꽤 서늘한 말입니다.

만일 관상이나 수상 같은 것이 있다면, 체상은 없을까요? 몸이 말해주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 같은 것 말입니다. 오래전 당나라에서는 관료를 선발하는 기준으로 ‘’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관료 선발에 있어서 체상도 중요한 기준이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왕조시대 내시들은 언제나 구부정한 어깨로 허리를 구부리고 있습니다. 내시들의 비굴한 자세를 만들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것은 등에 쌀가마를 올려놓고, 하염없이 걷게 하였다고 합니다. 가슴과 어깨를 펴지 못하게 하기위해서 말입니다. 비굴한 인간을 만들기 위하여 먼저 비굴한 몸과 비굴한 자세를 먼저 만들었던 것입니다.

왜 건달들을 가리켜 어깨라고 할까요? 아마도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하여 어깨에 필요이상으로 힘을 많이 주고 다니는 사람들을 가리켜 건달이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들도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울 때에는 어깨에 힘을 잔뜩 집어넣고 으르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혹성탈출이라는 영화 시리즈가 있습니다. 거기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물은 ‘시바’라는 침팬지입니다. 그 영화의 2편 ‘반격의 서막’에서는 주인공 시바의 능력과 힘을 과장하여 보여주기 위하여 가장 강조하여 표현되고 있는 부분은 어깨입니다. 어깨에 힘을 집어넣는 것, 힘을 과시하고 자신을 더욱 크고 강하게 보이려는 본능적 행위입니다. 어깨는 힘과 권력, 리더십, 전투력 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힘과 권력, 리더십은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그에 따르는 책임이 함께 따라다니지요. 그래서 누군가가 직장에서 승진을 하거나 영전을 하면, 축하하는 덕담과 함께 “어깨가 무겁겠다.”는 염려와 격려의 말을 함께 덧붙였지요. 어깨는 힘과 권력뿐만 아니라, 의무와 책임감이 함께 합니다.

어깨라고 하면 떠오르는 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십견입니다. ‘오십견’이란 말은 대체적으로 나이가 오십대 정도 되면 어깨가 아파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의사들은 어깨 통증을 원인별로 분석하여 다양한 병명을 붙이지만, 일반인들은 그것들을 통칭하여 ‘오십견’이라고 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30전후에, 40전후에 ‘오십견’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왜 50을 전후하여 어깨 통증이 많이 발생할까요? 50대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육체적으로 급격하게 약해져 가는 시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책임이 가장 큰 나이입니다. 의무와 책임은 무거운데 그것을 감당해야 할 몸이 지치면, 어깨는 조금씩 늘어지고 쳐지게 됩니다. 그 늘어지고 쳐지는 어깨를 후배들에게 잘못 보여주면 후배들이 치받고 올라옵니다. 가족들에게 잘못 보여주면 아이들이 자신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40대, 50대의 아저씨들은 어깨에 과도하게 힘을 주며 허세를 부리게 되지요. 그 허세는 안타깝지만 사나이의 자존심입니다. 그 과도한 힘이 뭉치고 굳으면 그것이 ‘동결견’의 원인이 되고, ‘회전근개파열’의 원인이 되고, 어깨 탈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어깨에 오는 통증의 원인을 ‘자세 탓이다.’라고만 하면 반쪽밖에 보지 못한 것입니다. 심리적, 정신적, 환경적 요인에서도 함께 찾아야 합니다. 그러니 혹 주위에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계시면, 그 분에게 부과된 책임이 너무 과도한지 살펴서 잘 위로해드리고, 책임을 덜어드리세요. 따뜻하게 안아 드리세요. 가지에 열매가 너무 많이 매달려있으면 가지가 찢어지기 쉽습니다. 적절하게 솎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도 너무 많은 짐이 있으면 조금씩 내려놓고 또 나누어지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어깨에 많은 짐을 새로 올려놓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과 축하의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또 이 험악한 시대에, 같은 땅을 딛고, 같은 하늘을 이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나누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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