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새우튀김 갑질’로 쓰러지신 동작구 소재 김밥가게 사장님을 추모합니다
새우튀김 하나로도 숨막히는 갑질이 가능한 무서운 세상이다.
지난 6월 21일 문화방송은 ‘새우튀김 갑질’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3주 전 동작구 소재 한 김밥가게는 배달앱 ‘쿠팡이츠’를 통해 새우튀김 3개를 배달했는데 하루가 지나고 고객으로부터 1개의 색이 이상하다는 불만을 접수하고 환불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폭언과 별점테러가 있었다. 고객에게 3번의 항의 전화, 고객센터로부터 4번의 주의 전화를 받은 가게 사장님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급기야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22일 다수의 시민단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측에 배달앱 전반에 대한 점검과 빠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동안 배달앱은 음식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을 받아 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주문 감소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은 매출 때문에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불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다. 악성 고객의 무리한 항의에도 별점 테러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새우튀김 갑질’ 사건은 그간 배달앱이 보여왔던 다양한 문제를 한눈에 보여준다.
음식을 구매한 고객이 자신의 불만을 얘기하고 환불을 요청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뤄진 폭언과 폭설, 별점테러까지 모두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매우 늦었지만 사건 이후 쿠팡 측은 이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배달앱에서 악의를 품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상황에 놓였던 자영업자에게 이제 최소한의 방어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이번 ‘새우튀김 갑질’ 사건은 동작구에서 벌어졌지만 동작구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또한 쿠팡이츠에서 터졌지만 다른 배달앱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황이 비슷하다. 배달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의당은 코로나19 시기를 맞아 배달앱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실태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비극을 계기로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충과 부당함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하나씩 개선하기 위해 지역에서부터 마음을 모을 예정이다. 아울러 이 사건에 휘말려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김밥가게 사장님의 명복을 빈다.
2021년 6월 23일
정의당 동작구위원회(위원장 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