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역시 새누리당’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설 연휴 이후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던 국민들은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정우택 원내대표의 연설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탄핵심판대로 보낸 죄스러움’을 시작으로 민심을 부정했다. 그러면서도 집권당이 반성을 했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대의제가 민주주의 제도라면서도 광장의 촛불과 구분 지으며 정치가 국민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혁신과 반성으로 운을 떼고는 언론개혁, 공수처 설치는 부정하고 국정교과서는 옹호했다. 역시나 안보를 무기로 색깔론을 들고 나서기도 했다. 무엇을 반성했고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권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체이탈 화법’의 재림이었다.
이러한 모순은 연설 곳곳에서 보였다. 선거권 연령 18세 인하를 꿋꿋이 반대하고 최경환 의원의 공기업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청년을 위한 일자리, 청년을 위한 공정한 정책을 거론했다. 저성장·가계부채·저출산은 이명박·박근혜 치세 9년의 작품임에도 그에 대한 반성은 생략해버렸다. 모두가 잘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보수 운운하면서도 ‘귀족노조’라며 헌법상 노동자의 권리를 비난했다. 결국 반성과 혁신은 없이 ‘도로 박근혜’임을 천명했다.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보수가 아닌 수구의 민낯을 정우택 원내대표가 자진하여 고백한 셈이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고백은 새누리당이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을 하겠다는 선언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국민의 힘으로 적폐의 결정체인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고 헌재에서 인용되기 직전이다. 박근혜·새누리당 정책도 폐기하고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에 부합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다. 그에 저항하며 자신들이 추진했던 정책을 강변하는 것으로 보아 역사에서 새누리당의 퇴장이 생각보다 이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조만간 국민들이 직접 확인시켜 줄 것이다.
2017년 2월 3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