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입성전야” KBS 고대영 사장후보 청문회 유감

[논평] 언론개혁기획단, “입성전야” KBS 고대영 사장후보 청문회 유감

 

지난 11월 17일 방송법 개정 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KBS사장 청문회에는 수많은 의혹과 파문의 주인공인 고대영 사장 후보가 앉아있었다. 규명해야 할 것은 수도 없이 많았다. 다시 한 번 그의 화려한 이력을 살펴보면 △2007년 미 대사관에 MB정권에 유리한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시작하여, △2008년에는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후배 두 명을 사석에서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2009년에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스폰서의혹관련 특종의 보도를 막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방송을 편파적으로 진행해 중계진이 돌팔매를 맞게 하였으며, △덕분에 기자협회의 신임투표에서 당당히 93.5%의 불신임표을 받았다. △2011년에는 수신료인상과 관련하여 민주당 대표실 도청의혹의 배후로 지목되었고, △현대그룹 관계자로부터 370여 만원의 골프와 술 접대를 받았다. △그 결과 2012년 KBS양대노조의 신임투표에서 84.4%의 불신임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사장인사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경쟁자이자 여당 측 인사인 강동순 전 감사로부터 나왔다. 모두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사안들이었다.

 

그러나 청문회는 예상보다도 더 무력하게 진행되었다. 의혹과 관련하여 야당에서 요청한 증인은 단 한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여당은 고대영 사장 후보에게 해명을 요구하기는커녕 변호려고 애썼다. 고대영 사장 후보는 모든 의혹을 부정하고 다른 이들의 잘못으로 돌렸다. 야당의 질문도 날카롭지 못했다.

 

그 결과 고대영 사장 후보는 내일 24일부터 KBS로 출근한다. 그는 청문회에서 “KBS내 노동조합 및 직능단체들이 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거리낌 없이 말했고, “KBS 사장이 되면 최종책임자로 뉴스 최종 큐시트는 점검할 것”이라며 보도개입의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미 정권의 낙하산들이 망가뜨려놓은 KBS에 마지막 한방을 날리겠다는 의지가 충만해 보인다.

 

정의당은 지난 논평에서 이번 KBS 사장선임과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한바 있다. 근본적인 책임은 방송장악을 위해 날뛰는 정부여당에 있지만, 안일한 태도로 결국 명분만 만들어준 야당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고대영 사장 후보의 청문회는 KBS에서도 중계되지 않았고, 국민들의 알권리는 무시당했다. 이것이 정권이 노리는 “장악”의 효과이다. 현재 정부가 음으로 양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EBS사장 선임, 5인 이하 인터넷언론 폐간, 방송-통신의 독점구도 강화와 같은 일들이 이대로 성사된다면, 이미 기울어져 있는 언론의 운동장은 절벽이 된다.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어떤 목소리도 언론을 통해서 나오지 않고, 국민들의 목소리와 요구는 그 벽에 부딪혀 부질없는 메아리로 전락할 것이다.

 

정의당은 고대영 새 사장의 KBS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또 부적절 인사에 대한 마지막 기회이자 최초에 기회였던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만들어 버린 국회 미방위의 여야의원들에게도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그리고 고대영 새 사장에게 경고한다 총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완전한 사영방송으로 만든다면, 얻을 것은 시민의 분노와, 시청자들의 외면, 그리고 변해가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의 도태뿐이다. 부디 KBS의 미래를 지워 버린 사장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

 

2015년 11월 23일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 (단장 추혜선)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