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청년학생위, 이력서에 담긴 청년의 죽음을 애도한다.

[논평] 청년학생위, 이력서에 담긴 청년의 죽음을 애도한다.

 

많은 이들이 연말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던 크리스마스. 부산의 한 청년이 건물 밖으로 몸을 던졌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이력서 뒷면에 적힌 채 발견되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부산청년유니온이 발표한 ‘2014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구직스트레스가 자살 원인이 된다는 사실에 공감’했으며 10%는 1번 이상의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구직 스트레스가 곧 삶의 위협으로 연결되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기업은 구직자에게 오직 경쟁만을 위한 스펙을 원하고, 구직자는 업무와 상관도 없는 시험 점수를 위해 학원가를 전전한다. 극도로 불안정한 노동시장은 꿈 많을 초등학생들에게마저 안정적인 공무원이 장래희망인 사회를 만들어버리고 있다. 기업에게는 사람보다 돈이 먼저이고, 끝없는 감정노동 속에서 인격은 월급으로 환산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청년노동의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중규직’ 혹은 ‘장그래(양산)법’이라는 괴상한 명칭의 대책을 차치하고서라도, 최근 발표된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마저 청년들을 위한 대책은 보이질 않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린 청년들이 삶의 끝자락을 내몰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중소기업청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하여 이어지는 비극 속에서도 우리 사회는 교훈을 찾지 못했는가. 우리가 바라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후보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였다. 슬로건의 주어에 청년이 낄 자리는 없는가. 우리의 꿈을 이루게 해 달라. 차별 없고 안정적인 직장을 달라는 아주 당연한 요구를 듣는 정상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4년 12월 26일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위원장 김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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