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여성위원회,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의 높은 유산률, 근무환경 개선으로 모성 보호 이루어져야

[논평] 여성위원회,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의 높은 유산률, 근무환경 개선으로 모성 보호 이루어져야

 

우리는 어제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제주의료원 노동조합이 조사한 결과 2009~2010년 제주의료원 여성 간호사 가운데 총 27명이 임신을 했으나 건강하게 아이를 낳은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고, 9명은 자연유산,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는 평균 유산율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로 직업과의 연관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일반병동을 맡은 한 명의 간호사가 돌보는 환자는 40~60명에 달했으며, 야간 당직을 맡은 경우도 한 달에 10회에서 14회로, 간호사들이 휴무를 쓰긴 쉽지 않았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을 시간도 없이 서서 업무를 봐야 하는 노동조건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더구나 임신한 간호사들에게 안전장치 없이 유해 약품을 다루게 한 결과는 참담하다.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세 명 중에 한 명이 유산하는 집단유산 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병원이 도대체 누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단 말인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 국민의 안전이 돈벌이 계산으로 무시되는 나라,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이 묵살되는 나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저출산의 시대, 출산이 애국이라고 부르짖는 나라에서 여성의 모성보호는 겨우 20~30만원으로 갈음되는 것으로 여겨지며, 과도한 업무와 생명을 위협하는 노동조건이 난무하는 현실에 놓여있다. 정부에서는 출산 장려, 일?가정 양립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여성의 재생산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반 사회적 여권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중심에 여성 노동자의 인권이 놓여 있다.

현재 제주의료원 간호사 당사자들은 유산과 선청성 질병을 가진 아이를 출산하게 된 것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한 상태이다. 그러나 유해 약품 취급으로 인한 아이의 질병 발생과 관련해서는 산재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정의당 여성위원회는 이 소송에 대한 재판부의 현명하고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며 예의주시하겠다. 여성의 모성보호와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 해결에 정의당 여성위원회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2014년 10월 28일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류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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