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국가보훈처 ‘임을 위한 행진곡' 배제 관련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국가보훈처 ‘임을 위한 행진곡' 배제 관련

 

일시: 2014년 5월 16일 오후 1시 30분

장소: 국회 정론관

 

국가보훈처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식순 포함과 제창을 거부하면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5월 민주화운동을 기념해온 단체들은 기념식을 전면 거부하고 별도의 행사조차 갖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정부의 결정은 결코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는 처사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광주시민들을 기리는 노래이다. 5.18 정신과 민주주의의 상징 그 자체이며 오랫동안 기념행사에서 불렸던 곡이다.

 

국민들이 5.18의 진상과 의미, ‘임을 위한 행진곡’의 위상을 모르지 않는데, 국가보훈처는 지금에 와서 절대불가라는 고집불통만을 부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일부 수구보수 세력의 입김에 놀아나고, 이 노래에 심기가 불편한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면서 광주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보훈처의 이런 처사로 34주기 5.18기념식은 기념의 주체를 져버리고 민주화 정신을 역행하는 실체 없는 행사가 되어버렸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작년과 올해 5.18기념식에 불참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는 국무총리까지 불참한다고 한다. 대통령과 정부가 민주정신을 기리는 의미 깊은 국가 행사를 우습고 가볍게 여기고, 국가보훈처가 그 장단에 발맞추고 있다.

 

5.18은 국가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사건이다.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불의한 권력의 그림자가 이번 세월호 사건에 여전히 남아 그 잔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국가와 최고 권력자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와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진정어린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은 계속 벌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에게 당장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직접 지시하고, 5.18기념식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그와 같은 조치가 없다면 박근혜 정권은 5.18민주화 정신을 부정하는, 전두환 정권을 잇는 최악의 정권이 될 것이다.

 

2014년 5월 16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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