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이정미 대변인, 표준국어대사전 ‘사랑’ 뜻풀이 변경 관련

[논평] 이정미 대변인, 표준국어대사전 ‘사랑’ 뜻풀이 변경 관련

 

그간 ‘사랑’에 대해 이성애적 중심의 뜻풀이를 지양하고 ‘성 중립적’으로 되어있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슬며시 개정되었다. 일부 보수단체 등의 항의 민원에 굴복하여 결국 예전의 정의인 ‘남녀간’에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국어원은 2012년에 ‘이성애 중심적인 언어가 성소수자들의 차별을 만든다’는 시민들의 제안을 받아 사랑과 관련한 5개의 뜻풀이를 변경한 바가 있는데 이번 조치는 그나마 우리 사회 성소수자들에 대한 조금의 전향적 진전을 거꾸로 되돌린 결과가 되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되어 있다. 이 평등은 성별, 장애, 나이, 인종, 종교 등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이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없는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정신에 기초한다. 이러한 헌법정신에 따라 국회에는 ‘차별금지법’이 계류 중에 있다. 작년 7월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 중 60% 가까운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을 하루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답하였다. 한마디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는 헌법 정신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인식도 더 이상 동성애자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의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세계 사람들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수차례 ‘신을 갈구하고 선한 의지를 가진 동성애자를 심판하려 해서는 안 된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자비를 설파했다. 성소수자를 소외시켜서는 안 되고, 사회와 융화할 수 있는 노력을 강조한 교황은 올 8월에 대한민국을 방문한다.

 

가정과 직장과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반인권적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있다. 그나마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조금 앞으로 내딛은 발을 또다시 뒤로 돌리는 일이 있어서야 하겠나.

 

이번 국립국어원의 뜻풀이 변경에 유감을 표하며 원상회복되기를 바란다.

 

2014년 3월 31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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