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이기중 부대변인, 삼성그룹 채용방식 변경 관련

[논평] 이기중 부대변인, 삼성그룹 채용방식 변경 관련

 

삼성그룹이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총?학장에 인재추천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이 추천한 구직자들에게 서류전형을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취업시험 사교육 등 취업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삼성 측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청년고용률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정부가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덕에 대학은 거대한 취업학원이 되고, 교수는 학생들의 취업을 기업에 부탁하는 영업사원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제 정부가 아닌 삼성이 취업을 무기로 대학을 좌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

 

총?학장이 수천, 수백명의 학생 중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가려내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공정한 추천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회문제에 침묵하고 학교에 순응하는 학생만이 추천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학생들은 ‘등록금 문제로 학교와 싸우지 말고, 총장 학장님께 잘보여야 취업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다. 삼성이 대학을 줄세우고, 대학이 학생을 줄세우는 현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8조4천200억원, 영업이익 36조7천700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의 매출은 국내총생산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전체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4분의 1을 삼성이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주요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축소할 것으로 밝혀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이 앞장서서 고용을 확대해야 얼어붙은 취업시장이 풀릴 것이다. 삼성은 막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가진만큼, 막중한 사회적 책임도 지니고 있다. 청년들에게 시급한 것은 채용방식의 변화보다 더 많은 일자리다. 삼성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채용방식을 바꾸기보다 신규채용을 확대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취업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완화하는 길이다.

 

2014년 1월 16일

정의당 부대변인 이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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