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10.4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인사말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10.4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인사말
 
일시: 2013년 10월 4일 오후 6시 30분
장소: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역사적인 10.4 선언 6주년을 맞는 날이지만, 정국은 바로 그 10.4 선언의 탄생을 기록한 대화록으로 인해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처음에는 국정원 대선개입을 덮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하더니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회의록을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NLL을 포기했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사초를 폐기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대화록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고, 국정원에 남겨둔 대화록과 청와대가 작성한 초안과 완성본 모두 내용상 다르지 않다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노무현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숨기지 않았고, 숨길 이유도 없었던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정치공세 자체가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원에 정상회담 회의록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역사에 남기되 비밀로 하고 싶었다면 오직 대통령기록물로만 남겨 15년 30년 동안 볼 수 없도록 했으면 될 일이었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번 정부 그것도 한나라당의 이명박 정부를 위해, 선의로 국정원에 남겨둔 정상회담 회의록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게는 그저 비열한 정치공세의 수단이 되었을 뿐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아무리 10.4 회담의 성과를 폄훼하려고 해도, 오히려 대화록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10.4 선언의 가치는 빛나고 있습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마치 솔로몬의 지혜처럼 남북이 상대의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또한 평화를 보장하는 거대한 보루가 될 수 있는 구상입니다. 노대통령이 얼마나 당당하게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하고 또 당당하게 논쟁하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독자적인 통일구상을 이름을 붙여서 내놓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일 겁니다. 그리고 10.4 선언은 그저 ‘실용적’인 구상이라고 낮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10.4 선언은 노무현대통령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깊은 고민과 큰 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의식을 노대통령은 퇴임 후 10. 4선언 일주년 기념식에서 정리해서 제시했습니다. 통일을 위해 평화를 희생할 수도 있는가? 평화통일,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평화가 통일에 우선 한다. 평화를 대북정책의 독자적인 목표로 삼자는 사실은 획기적이랄 수 있는 제안을 합니다. 이것은 보수나 진보 어느 쪽으로 부터도 논쟁적인 도전을 받을 수 있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평화를 목적이자 수단으로 삼을 때 통일이 가능 하다는 깊은 통찰에서 나온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노무현대통령이 기존의 통일 방안을 존중하면서 일부러 독자적인 통일 방안을 내세우지 않은 이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고민하고 실천한 지혜를 하나씩 이야기 합니다.
 
금기를 깨고 현실을 이야기하자, 분열의 원인이 된 요소들을 해소해야 한다, 국가주의 사고를 넘어서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협상의 일반적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종국적인 관건은 신뢰이다. 이런 것들입니다.저는 다시금 여러분들이 이를 일독해보았으면 합니다.
 
당시에 이 연설이 마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만 받아들여졌지만 저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에게 던진 진지한 문제제기라고 받아들입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관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고 전략적인 제안도 담겨 있습니다.
 
저는 대화록에 나온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성 논쟁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자주가 결코 모든 외세로부터 자유로운 진공병 속에 있는 장미꽃이 아니라 외세와 대결하고 타협하고 또는 이를 활용하는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실천이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깊게 파 들어가 보자고 특별히 진보운동권과 진보정치권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 정의당은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정의당이 6.15와 10.4의 정신과 성과를 가장 바르게 계승하는 정당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드립니다.10.4선언은 결국에는 현실에서 이루어 질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2013년 10월 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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