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청와대 ‘금도’ 발언/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 관련

[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청와대 ‘금도’ 발언/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 관련

 

■청와대 ‘금도’ 발언 관련

수십 일을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는 국정조사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히 기만당했다.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권력자인 대통령이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은 나와 무관한 일이고 국정원 개혁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오늘 처음 입을 떼며 “금도”를 운운하셨다.

야당이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3.15부정선거를 거론하며 경고한 것에 대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금도를 보여 달라”고 한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이다.

 

금도를 지켜야 할 사람은 따로 있지 않았나.

국민 앞에 진실만을 답하겠다는 증인선서를 거부한 원세훈, 김용판은 금도를 지켰나. 대선 부정 의혹의 핵심 증인이라 할 수 있는 권영세, 김무성의 출석 거부는 금도를 지킨 것인가. 대한민국과 광주를 가르며 광주시민 가슴에 피멍을 새긴 조명철 의원은 참 잘도 금도를 지켰다.

 

이런 일에는 국민 앞에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입 한번 안 열던 청와대가 ‘3.15부정선거’에 발끈하는 모양이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 아닐 수 없다.

 

국기문란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과 국정원 개혁, 부정 연루자에 대한 처벌이라는 상식적 요구 앞에 통치권자로서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는 지금의 태도, 그 자체가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금도를 넘어서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헌법불복, 민주주의 불복의 오명을 쓰는 대통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엉뚱한 이야기로 국민들의 부아를 돋구지 말고 오늘 당장이라도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

오는 25일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대선 당시의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5년 임기 내내 국민들에게 칭찬받고 박수받는 대통령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바랬다. 100% 국민행복의 약속이 하나하나 실현되어 어제보다 나은 대한민국에서 긍지와 자부심을 지닌 국민이 되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임기 10분의 1을 지난 오늘, 국민들의 기대와 소망은 철저히 외면당하였다. 칭찬을 할 수도 박수를 쳐 드릴수도 없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한 취임초기 숱한 대형 인사사고는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다. 불통의 MB정권 5년에 이어 또다시 철옹성을 쌓고 유신권력자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김기춘 비서실장의 임명으로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야심찼던 복지 공약은 재벌과 부자 눈치 살피기로 실종되어 가고 있다. ‘증세없는 복지’로 결국 복지정책 실현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창조경제’는 빚좋은 개살구가 되어가고 ‘을’들의 처절한 죽음이 이어지며 경제민주화의 앞날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가장 안타까운 일은 최고 통치권자로서 가져야 할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의 어떤 의지도, 어떤 책임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결부된 일이 아닌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이 납득할 방안을 내어놓자는 것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국민보다는 자기식구 감싸기에 연연하고, 민주주의보다는 부정한 권력기관에 집착하며, 주권을 짓밟은 국기문란 사태를 해결코자 하는 온 국민을 향해 대선불복 하는 거냐며 협박을 하고 있다.

 

지나온 임기보다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으셨다.

‘저도의 추억’에 사로잡혀 유신 공작정치로 남은 임기를 지탱할 것인지, 지금 발딛고 있는 민의에 기반할 것인지가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 여부를 가리게 된다. ‘헌법준수’의 의무를 다짐했던 취임선언을 지키셔야 한다. 국기문란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결단이 그 시작이다.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당부드린다.

수첩과 철옹성에서 나오셔야 한다. 야당들과 머리도 맞대고, 국민들의 진심어린 목소리와 소통하며, ‘헌법준수’의 의무를 선언했던 대통령이 보고 있는 세상 바깥에 얼마나 엄중한 숙제들이 놓여 있는지 오늘이라도 깨달아 주시길 바란다.

 

2013년 8월 23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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