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같은 회계법인에서 연달아 과로사 의혹, AI 영향 평가 시작해야 한다
[성명] 같은 회계법인에서 연달아 과로사 의혹, AI 영향 평가 시작해야 한다

지난 6일 삼정KPMG에서 30대 회계사 한 명이 숨졌다. 작년 11월에도 이 회사의 30대 회계사가 숨진 사건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고, AI가 노동자를 대체한 결과 도리어 업무량이 늘었다고 증언한다.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는 두 회계사는 모두 감사 현장 실무를 총괄하는 시니어 매니저 직급이었다. 감사 시즌이 맞물려 업무량이 폭증한 탓에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장례가 치러지는 와중에도 같은 팀 동료들이 야근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주 80시간을 넘나드는 혹독한 과로 속에서도 연장근로 시간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과로·공짜노동으로 논란이 된 젠틀몬스터처럼 삼정KPMG 역시 재량근로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에겐 과로 조장 제도일 뿐이었고 포괄임금은 공짜노동으로 돌아왔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AI의 무분별한 도입과 그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다. 최근 회계업계는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며 수습 회계사 채용을 줄여 왔다. 실제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새로 취득한 뒤 취업하지 못한 인원이 2022년 한 자릿수에서 2024년 114명까지 급증했을 정도다. 

문제는 AI가 여전히 인간 회계사를 대체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임에도 대형회계법인들이 일단 조직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기존 회계사들의 업무량이 심각하게 과중되었다는 점이다. 감사 시즌이 되면 하루 2시간씩 자며 일한다는 회계사들의 증언은 회계업계 과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한 회사에서 같은 이유로 두 사람이 연달아 사망한 것은 결코 우연으로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기획감독에서 위법성 여부를 포함하여 AI 도입에 따른 법인의 고용형태가 적절했는지까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해당 법인에 그치지 않고 모든 회계법인에 대해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AI 산업의 가능성만 바라보고 내달리는 시대에 노동자의 자리가 상실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한편 이번 과로사 사건은 노동자의 자리는 완전히 대체될 수 없으며, 대체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과다한 업무에 짓눌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정의당은 지난 21대 대선에서 AI 규제 공약을 발표하여 AI 실업 문제와 남은 노동자들의 ‘자투리 노동’ 문제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과로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실업급여의 확장과 추후 고용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AI 전환 정책, 그리고 실직과 과로를 포함한 고용·노동 AI 영향 평가 프로세스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AI에 대한 기대와 환상에 매몰되어 인간의 자리를 외면한 사이에 현장의 노동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과로에 고통받고 있다. 영향을 주는 이들의 목소리만 듣고 영향을 받는 이들의 목소리는 묵살하는 식으로는 AI 고도화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사람을 중심에 둔 AI 규제 논의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3월 24일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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