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법이 방치한 노동자의 안전, 대전 대덕구 공장 참사 희생 노동자를 애도합니다
대덕구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희생된 노동자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힙니다. 반복되는 산재 참사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고 수습에 마음을 모으겠습니다.
수색 구조 과정에서 열 분의 노동자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휴게실과 헬스장 등 일상의 공간이 순식간에 사지로 변한 현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밤을 지새운 유가족과 59명의 부상자분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아직 행방이 묘연한 네 분의 실종자께서 단 한 명의 낙오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이번 참사의 현장에는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었습니다. 소방당국이 확인한 결과, 공장 내부에는 물과 닿으면 폭발하는 나트륨 101kg이 적재되어 있었습니다.
위험물안전관리법 상 기준의 10배가 넘는 양을 취급하면서도, 이를 안전하게 격리 보관했는지, 물 대신 사용할 소화 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트륨 폭발 위험 때문에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지 못한 1시간 50분의 공백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돌아왔습니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이 치명적인 사고의 핵심적인 원인이 법의 테두리 안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현행 소방법은 연 면적 5,000㎡ 미만, 3층 이하인 노후 공장에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휴게실과 헬스장의 참사를 막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기업이 합법의 탈을 쓰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사이,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경시되어 온 것입니다. 과거 한국타이어, 현대아울렛 참사 등 대형 화재 때마다 제기되었던 소방 기준 강화 요구를 묵살해 온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엄중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기업이 법적 기준 뒤에 숨어 실질적인 안전 확보 의무를 방기하지 않았는지,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합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즉각 현실화하고, 노후 산업단지 전반에 대한 소방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정의당과 정의당 대전시당은 수습의 마지막 순간까지 피해 노동자, 가족들과 연대하겠습니다. 다시는 ‘법을 지켰지만 일어난 사고’라는 비겁한 변명이 통하지 않도록, 모든 일터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길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6년 3월 21일
정의당·정의당 대전시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