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막을 수 있었던 스토킹 살인, 정부 책임을 묻는다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에서 4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스토킹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피의자의 접근은 경찰에 의해 모니터링되지 못했고, 스토킹 보호 대상이었던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스토킹 살인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억울하게 살해당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사건의 면면을 들여보면 경찰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토킹 피해 여성을 보호했어야 할 경찰이 얼마나 소극적이고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며 부실하게 대응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피의자의 보복 가능성이 예상되는 관계였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사실혼 관계로 알려져 있고, 피해 여성은 피의자를 가정폭력과 스토킹 혐의로 여러 차례 신고했습니다. 자신의 차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한 것 같다는 내용도 함께 신고했습니다. 스토킹 혐의에 따라 접근금지 명령과 스마트워치 지급이 이뤄졌지만, 경찰은 그 이상의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위치추적 장치 부착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작업을 더디게 진행했습니다. 피해 여성이 피의자가 위치추적 앱을 직접 보여줬다고까지 진술했음에도 경찰은 피의자를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피의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잠정조치 제3호의2, 그리고 대응 수위를 판단하기 위한 재범 위험성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경각심을 갖고 대응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죽음입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경찰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 사회가 여성의 피해 호소를 얼마나 사소하게 취급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증명한 셈입니다.
이제는 제발 달라져야 합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얼마나 더 많은 여성이 죽어야 정신 차리겠습니까. 경찰은 교제폭력과 스토킹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할 것입니다. 잘 드러나지 않고 끊어내기 어려워 신고하기 쉽지 않은 교제폭력의 특수성, 피해자의 삶을 불안 속으로 몰고 가는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행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있도록 가정폭력처벌법의 전면 개정과 피해자 보호 중심으로 스토킹방지법의 대폭 강화가 필요합니다.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체포·구속·모니터링 등 더욱 적극적인 조치도 요구됩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인력 확충과 재정 지원 등 범정부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여성혐오 범죄 전담부서의 설치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년 3월 20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