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검사의 노동감독관(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한다
- 노동자를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일이 진짜 사법개혁이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 설치법안이 표결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형사사법 시스템의 중요성에 비춰볼 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있었는지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검찰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 폐지와 관련하여 제도적 대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
특히 노동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다른 특수함이 있다. 자본과 노동의 구조적 불균형, 국가권력의 자본 편향성이 공정해야 할 형사사법 제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왔다.
그동안 우리 형사사법 체계는 노동 사건을 헌법상 기본권 보장의 문제로 보기보다 ‘분규 관리’, ‘질서 유지’, ‘기업 활동 보호’의 관점에서 다루어 왔다. 그 결과 노동조합 활동 방해, 부당노동행위, 노조파괴, 임금체불, 중대재해와 같은 사건에서 검찰과 수사기관의 소극적인 사건처리로 노동자의 권리가 반복적으로 축소·형해화된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삭제하는 것은 오히려 노동 행정에서의 공백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검사의 지휘권이 사라진다고 하여 곧바로 노동감독관 수사의 민주성과 적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경찰의 수사역량이나 독립성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진행된 지난 검경 수사권 조정 결과 현장에서 나타난 혼란에 비추어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불입건, 혐의없음, 각하, 지연, 장기 방치와 같은 소극적 처분을 외부에서 통제할 제도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수사 관련 지식이 부족하고 숙련도가 낮은 노동감독관들에 대한 보완 제도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노동 사건에서 검찰, 일반사경, 근로감독관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충돌하기보다, 오히려 비슷한 보수적 시각 아래 사건을 소극적으로 처리해 온 것이 현실이었다. 따라서 수사권을 어느 기관에 배분하느냐만으로는 노동 사건에 대한 기존의 왜곡된 시각과 관행을 바로잡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사법개혁이 검찰의 권한을 다른 국가기관으로 기계적으로 옮겨놓는 권한 재배치가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 노동 사건을 바라보는 국가의 시선을 바꾸는 것,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일이 진짜 사법제도 개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다.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법안 처리, 검사의 특사경 지휘권 삭제라는 형식적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권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의 내용을 채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26년 3월 20일
정의당 법률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