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망, 근본적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발언문 [엄정애 부대표]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사망, 근본적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 발언문]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죽음,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다


- 일시 : 2026년 3월 17일(화) 오후 1시
- 장소 : 청와대 분수대 앞


정의당 부대표 엄정애입니다. 대한민국 노동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이주노동자는 약 3.2%에 불과하지만 산업재해 사망자의 10%가 이주노동자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언론에 알려진 것만 해도 네 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열한 번째 죽음입니다.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태국, 미얀마에서 온 노동자들이 부딪쳐 죽고, 기계에 끼여 죽고, 잠을 자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각자의 나라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노동자들에게 우리는 최소한의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은 반복되는 이 비극 앞에서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 죽음은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방치이며, 정부와 기업이 만든 참사입니다.

지난 10일, 스물세 살 베트남 청년 노동자 ‘뚜안’ 씨가 경기도 이천의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그 혼자뿐이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멈춰줄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작업은 ‘2인 1조’가 기본적인 안전수칙입니다. 그러나 그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사업장에서 이미 2024년 이주노동자가 굴착기에 치여 손가락이 부러지는 산재가 발생했지만 산재 처리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산재를 은폐한 사업장에서 결국 사람이 죽었습니다.

도대체 왜 스물세 살 청년이 그 위험한 기계 앞에서 밤늦게 혼자 일해야 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합니다.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침해는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고흥의 한 굴 양식장에서 일한 필리핀 여성 노동자는 하루 12시간을 일하고도 첫 월급으로 23만 5천 원을 받았습니다. 유자 농장에서 일하는 또 다른 노동자는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협박과 괴롭힘을 일상적으로 당했습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이주노동자의 현실입니다. 더 끔찍한 사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93.6%는 사망 원인조차 기록되지 않습니다. 누가, 왜,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기록하지 않는 나라.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이주노동자는 가장 위험한 일을 떠맡고, 가장 늦게 보호받으며, 가장 쉽게 버려지는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에 촉구합니다. 첫째,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 신고와 상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 신고센터를 즉각 설치하십시오. 둘째, 산재 은폐와 인권 침해 사업장에 대해 강력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실시하십시오. 셋째, 계절노동자 제도와 산업현장 관리 체계를 이주노동자 인권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하십시오. 넷째, 노동자를 사업장에 묶어두는 현대판 노예제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십시오.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만든 구조적 폭력입니다.  이제 이 비극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국경과 인종을 넘어 어떤 노동자도 일터에서 죽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투쟁!

2026년 3월 17일
엄정애 정의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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