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낡은 집시법을 완전히 뜯어고쳐라, 권력 보호가 아니라 권리 보장으로
[성명] 낡은 집시법을 완전히 뜯어고쳐라, 권력 보호가 아니라 권리 보장으로
 
헌법재판소가 어제(26일) 옥외집회 사전 신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을 일률적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22조 2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환영하며,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한다. 
 
이번에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조항은 사전 신고 의무에 관한 것이다. 현행법상 옥외집회 개최 시 최소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을 위배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행법은 ‘옥외집회’의 개념을 매우 불분명하게 규정하고 있어 기자회견, 플래시몹, 소수 인원이 참여하는 긴급한 시위 등도 모두 옥외집회에 포괄될 수 있다. 권력자가 걸면 걸리고, 안 걸면 안 걸리는 부당한 상황이 방치돼 온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의 당사자도 2016년 당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고 한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는 경·검찰과 법원이 부당한 사법행위를 강행했다는 것이 10년 지나서야 인정됐다. 10년간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당사자께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한편 심야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2009·2014년),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2024년)에 이어 또 한 번 집시법의 문제가 확인됐다. 헌법재판소는 일관되게 현행 집시법의 불합리성과 과잉 규제를 지적하고 있다.
 
헌재의 잇따른 결정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이제 정치권은 문제가 된 조항만 간략히 손볼 것이 아니라, 낡디낡은 집시법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집회 및 시위를 규제해야 할 행위가 아니라 보장해야 할 권리로 인정하고, 권력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방향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시민사회와 제정당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를 집회·시위 금지 장소로 추가하는 집시법 개악안을 공포한 것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로써 ‘국민주권정부’라는 이름과 갖은 소통 행보를 모두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정의당은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을 받들어 집시법을 민주주의의 가치에 맞게 완전히 개정하라. 집시법 개악안을 공포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보장하는 헌재 결정 취지에 맞게 다시 개정하라.
 
2026년 2월 27일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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